"당장 조사해봐라" 윤갑근 '조직' 발언에 네티즌 발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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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관련 의혹 수사를 맡을 당시 윤갑근 대구고검장. 전민규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관련 의혹 수사를 맡을 당시 윤갑근 대구고검장. 전민규 기자

대구고검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문책성 인사 발령을 받은 윤갑근 고검장의 소위 '조직' 발언에 네티즌의 반발이 거세다.

8일 법무부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거 중요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됐던 검사들을 전보했다"며 사전 공지 없이 이례적으로 이 같은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이후 '우병우 황제 소환' 논란을 일으켰던 윤 고검장은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고검장은 "더 이상 조직에 쓸모가 없다고 하면 가야지 별수 있겠느냐"며 조직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고검장은 지난해 '우병우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아 가족회사 '정강' 횡령 의혹 등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개인 비위 의혹을 수사했지만 우 전 수석을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이 조사 도중 후배 검사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미소를 띤 모습이 포착되면서 '황제소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 통화내역을 조회해 그가 지난해 7~10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법무부 관계자 등과 2000여 차례 통화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윤 고검장은 이를 묵살했다.

결국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은 우 전 수석과의 통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본부 관계자와 부적절한 술자리를 갖고, 부하직원들의 금품을 주고받은 이른바 '돈 봉투 사건'으로 면직 징계를 당했다.

그럼에도 윤 고검장이 조직을 위해 한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깡패냐? 조직 운운하게. 조직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과 우병우를 위한 것이겠지(wond****)"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에서는 "한직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범죄행위 있었는지 조사해봐라(hcba****)" "우병우와 내통해서 수사를 사실상 방해한 사람이니 통화내역 조회하고 그간 행적 샅샅이 조사하라(soro****)"고 윤 고검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당신은 조직을 위한게 아니라 권력을 위했던 것 뿐이고 그 결과가 이거다(cogi****)" "비겁하다. 자신의 직업윤리가 부족한 것은 되돌아보지 않고 조직을 위해 일했다는 변명과 자기합리화(ches****)"라고 정치검찰의 행태에 대해 쓴소리를 가하는 목소리도 컸다.

일부 네티즌은 "우병우가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세냐(taei****)" "이 나라가 너희돌 놀이터인줄 아냐"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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