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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타봤습니다] 아마추어 운전자, 본지 기자도 4.9초에 끊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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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기아차 ‘스팅어’ 가솔린 모델 3.3 트윈 터보 GDi 

기아자동차가 새로 선보인 스팅어. 국산차로선 유일하게 4초대 초기 가속성능을 자랑하며, 3.3 터보 가솔린 모델의 최고 출력은 370마력이다. [사진 기아차]

기아자동차가 새로 선보인 스팅어. 국산차로선 유일하게 4초대 초기 가속성능을 자랑하며, 3.3 터보 가솔린 모델의 최고 출력은 370마력이다. [사진 기아차]

초기 가속 성능 기준 국산차 역사상 가장 빠른 차인 기아자동차의 스팅어(3.3 트윈 터보 GDi 가솔린 모델)를 8일 시승했다.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강원도 원주시)까지 왕복 186㎞ 구간에서 주행 성능을 테스트했다.

본지 기자가 시승한 스팅어 3.3 트윈 터보 GDi 가솔린 모델. 문희철 기자

본지 기자가 시승한 스팅어 3.3 트윈 터보 GDi 가솔린 모델. 문희철 기자

가장 궁금한 건 역시 스팅어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이다. 김윤주 기아차 총합성능개발실장은 “출고 사양 그대로 서킷을 주행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정말 공언한 대로 4.9초인지 확인하기 위해 제로백 계측기(QSTARZ)를 시승차에 부착했다.
가속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출발제어기능(론치콘트롤·launch control)을 활용해야 한다. 론치콘트롤은 초반 가속 시 직진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가속시간을 최소화하는 발진 방법이다. 급가속해도 바퀴가 헛도는 현상을 방지해 차량 동력을 순간적으로 최대치까지 끌어낼 수 있다. BMW M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AMG브랜드 등 고성능카에서만 보던 론치콘트롤을 적용한 국산차는 스팅어가 처음이다.

론치콘트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차체자세제어장치(VDC)나 자동브레이크잠금장치(auto hold) 등 주행안정장치(ESC)를 완전히 해제해야 한다. 다음엔 스티어링휠을 정확히 직진 상태로 유지한 다음 스포츠모드를 택하면 된다. BMW M3 등과 달리, 론치콘트롤 모드라는 사실이 계기판에 표시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급회전 때도 안정적인 코너링 #실내 디자인은 경쟁 차종과 비슷 #출시 뒤 19일 동안 2700대 계약

제로백 계측기 측정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4.913초가 소요됐다.

제로백 계측기 측정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4.913초가 소요됐다.

왼쪽 발로 브레이크를 밟고, 오른쪽 발로 천천히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 엔진회전수(rpm)가 2500rpm까지 올라가면서 ‘부릉부릉’ 소리가 난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스팅어는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차체가 살짝 들리면서 뒤에서 순간적으로 차량을 팍 밀어버리는 느낌이다. 최초 시도에서 제로백은 5.155초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대여섯 차례 시도에서 제로백은 모두 5초대 후반에서 6초대 초반에 그쳤다. 론치콘트롤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운전자 안전을 위해 회전수를 1800rpm으로 제한하는 기능이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30분 정도 휴식 후 엔진 온도를 낮추고 재차 시도한 결과 4.913의 제로백을 기록했다. ‘국산차 최초 4초대 제로백’이라는 기아차의 광고가 허언이 아니었던 셈이다.

한적한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고속 주행 시 조향 성능을 테스트했다. 8단 기어를 놓고 액셀러레이터를 최대한 밟아도 차체는 안정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엔진이 앞에 있고 뒷바퀴를 굴려 움직이는 후륜구동은 전륜구동에 비해 차체 중량을 앞뒤로 균등하게 배분할 수 있다.

급회전 구간도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후륜구동인만큼 급회전시 차량이 안쪽으로 밀리는 현상을 우려했지만, 기어를 낮추면서 가속페달을 밟자 안정적으로 차량이 코너링했다. 차량도 잘 달리는 것보다 잘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고속으로 달리다 기어를 3단으로 급격히 낮추면서 급브레이크를 밟자 안정적으로 차량이 충분히 감속했다. 브레이크를 힘껏 밟으면 운전자 몸무게를 포함해 1900kg가 넘는 차체를 원하는 곳에 정확히 안착하는 ‘칼브레이킹’을 시현했다. 기아차가 제동성능 강화를 위해 선택한 브렘보 브레이크가 제기능을 한 것이다. 브렘보는 브레이크계의 명품으로 평가받는 제품이다.

스팅어에 장착한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와 미쉐린 타이어. 문희철 기자

스팅어에 장착한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와 미쉐린 타이어. 문희철 기자

미쉐린 19인치 파일럿스포츠4 퍼포먼스 타이어와 브렘보 브레이크의 궁합도 좋았다. 급제동을 해도 차체 앞뒤가 거의 흔들리지 않고 세련된 느낌으로 멈춰 섰다.

본지 기자가 시승한 스팅어 3.3 트윈 터보 GDi 가솔린 모델. 문희철 기자

본지 기자가 시승한 스팅어 3.3 트윈 터보 GDi 가솔린 모델. 문희철 기자

서보원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출시 후 7일까지 19영업일 동안 스팅어 2700대를 계약했는데, 이중 68.2%가 미쉐린타이어와 브렘보 브레이크를 선택했다”고 인기를 설명했다. 실내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센터페시아 정면에 배치한 3개의 송풍구와 내비게이션의 위치 등 디자인이 메르세데스-벤츠 GLA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느낌은 지워지지 않는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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