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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 꺾고 U-20 월드컵 결승 진출

중앙일보

입력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가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를 누르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김지한 기자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가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를 누르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김지한 기자

 '돌풍의 팀' 베네수엘라가 우루과이를 따돌리고 사상 처음 20세 이하(U-20) 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 올랐다.

 베네수엘라는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120분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역대 이 대회 본선에 세 차례 오른 베네수엘라는 이미 역대 최고 성적을 냈는데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3년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 결승에 오르려 했던 우루과이는 지난 2월 남미 예선에서 0-3으로 완패한데 이어 또한번 베네수엘라의 벽에 막혔다.

우루과이는 지난 5일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한 세리머니 때문에 한국 축구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일부 선수들이 경기 후 라커룸에서 두 손을 양쪽 눈 끝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이 세리머니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날 골을 넣고 해당 세리머니를 펼쳤던 공격수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는 트위터에 "친구를 위한 개인적인 세리머니였다. 죄송하다"고 해명했지만 FIFA는 우루과이 측에 소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각종 논란에도 우루과이의 파비안 코이토 감독은 8강전에 내세웠던 선수들을 베네수엘라전에 그대로 기용했다. 사상 처음 4강까지 오른 베네수엘라도 이번 대회 4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세르히오 코르도바(카라카스) 등 정예 멤버를 모두 내보냈다. 초반부터 몰아친 우루과이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후반 3분. 다름 아닌 비디오 판정 시스템, VAR(VAR·Video Assistant Referee system) 덕을 봤다. 아구스틴 카노비오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베네수엘라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다. 당초 폴란드 출신의 시몬 마르치니아크 주심은 파울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VAR 요청이 들어왔고, 파울로 인정되면서 판정이 번복됐다. 마르치니아크 주심의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던 우루과이 벤치는 판정 번복에 순간 환호했다. 반면 베네수엘라 벤치는 고개를 흔들었다.

VAR로 판정이 번복돼 얻은 페널티킥을 찬 우루과이 선수는 주장 니콜라스 데 라 크루즈(리버풀 몬테비데오)였다. 데 라 크루즈는 오른발로 깔끔하게 차 넣었다. 이번 U-20 월드컵에 FIFA 주관 대회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VAR에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VAR은 별도의 운영실에서 2명의 심판이 모니터로 경기 상황을 체크하다 골, 페널티킥, 레드카드 퇴장, 카드 적용 등 중요한 상황에 대해 요청이 있을 경우 활용한다. FIFA는 내년 6월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도 VAR을 도입할 계획이다.

다급해진 베네수엘라는 후반 12분 아달베르토 페냐란다(말라가), 후반 29분 로날드 에르난데스(자모라)의 연속 슈팅으로 우루과이 골문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에 마침내 베네수엘라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 시간 앙헬 에레라가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사무엘 소사(데포르티보 타치라)가 왼발로 절묘하게 차 골문 왼쪽 구석을 꽂아넣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베네수엘라가 기사회생하는 순간이었다.

연장에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연장 전반 8분 우루과이의 카노비오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슈팅을 시도했고, 곧바로 베네수엘라의 로날드 에르난데스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슈팅을 찼다. 그러나 모두 양 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연장 전반 11분엔 베네수엘라 미드필더 예페르손 소텔도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우루과이 골키퍼 산티아고 멜레가 몸을 날려 막았다. 연장 후반 3분엔 우루과이의 발베르데가 찬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갈 뻔 했다가 베네수엘라 골키퍼 윌케르 파리녜스가 가까스로 쳐내 막았다. 연장 후반 13분에도 발베르데는 낮게 깔아찬 절묘한 프리킥으로 베네수엘라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파리녜스가 몸을 날려 공을 잡았다. 연장 후반 14분엔 베네수엘라의 카를로스 우르타도가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팽팽했던 승부는 승부차기에서 가려졌다. 선축 순서가 매번 키커마다 바뀌는 'A-B-B-A' 방식의 승부차기에서 마지막에 웃은 팀은 우루과이였다. 양 팀 키커가 한 명씩 실축한 상황에서 마지막 5번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베네수엘라가 5번 키커까지 4명이 성공한 반면, 우루과이의 5번 키커로 나선 데 라 크루즈가 찬 슈팅이 베네수엘라 골키퍼 파리녜스의 선방에 막혔다. 베네수엘라가 올라간 대회 결승전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대전=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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