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와 재판관의 만남이 30여년 만에 이루어졌다.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장에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사형 판결' 당사자였던 버스운전자 배용주씨는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했다.
1979년 군 법무관으로 입대한 김 후보자는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시민군이 탄 버스를 몰고 경찰관 4명을 숨지게 한 운전기사 배 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군사재판에 참여했다.
배 씨는 이날 오후 김 후보자보다 먼저 청문회장에 입장해 증인 선서에 서명했다.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김 후보자는 조용히 다가가 자신이 당시 재판관임을 밝히며 악수를 청했다.
처음엔 잘 알아보지 못했던 배 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머뭇거리다가 이내 밝은 표정으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했던 배 씨는 이날 피해자였음도 불구하고 본인의 차로 희생당한 경찰관에 조의를 표시했다.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