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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5000년 전 ‘호모 사피엔스’ 화석 첫 발견…"아프리카 전역이 에덴동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견된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화석들. 연대 측정 결과 28만~35만 년 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견된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화석들. 연대 측정 결과 28만~35만 년 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에서 약 31만5000년 전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화석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한 현생 인류 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발견해 7일(현지시간) 네이처에 발표했다.
네이처는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약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현생 인류가 출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면서 “이번 화석 발견으로 인류의 기원을 10만 년 정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초기 인류의 진화 무대가 아프리카 전역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과거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에서 약 19만5000년 전 현생 인류 화석을 발견한 데 이어, 남부 지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26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로 연결되는 초기 인류의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장 자크 위블랭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는 “‘에덴동산’은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 있었을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상식”이라면서 “이제는 아프리카 전역을 에덴동산으로 봐야 한다. 매우 큰 동산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화석이 발견된 장소는 모로코 서부 해안도시 사피에서 남동쪽으로 55㎞ 정도 떨어진 고대 유적지 제벨 이르후드(Jebel Irhoud)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소 5명 이상의 머리뼈와 치아 등이 굳어진 화석 형태로 발견됐다.
연대를 정밀 분석한 결과 약 28만~35만 년 전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도 찾을 수 있었다.
화석이 나온 퇴적층에서 사냥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석기와 동물 뼈 등 화석 수백 개가 함께 발굴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젤이 가장 많았고, 얼룩말·버팔로 등의 뼈 화석도 발견됐다.
위블랭 교수는 “지금의 사하라사막은 30만년 전에는 호수와 강이 있는 초원지대였다”면서 “동아프리카의 사바나지대까지 연결된 거대한 벨트를 여러 동물들이 이리저리 옮겨 다녔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서 발견, 최소 5명 화석 #20만년 전 동아프리카 인류 기원설 무너져 #네이처 "인류 기원 10만년 정도 끌어올려" #가젤·얼룩말·버팔로 등 먹었을 것으로 추정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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