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진표 "공직사회, 9년간 지나치게 보수화됐다"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은 7일 이동통신 요금 인하 공약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와 비공개 끝장 토론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집권초 6개월에 성패 결정 #관료, 文 국정철학 공유해야" #이동통신 요금 끝장 토론도 제안

김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스마트폰 사용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여러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은 물론 이동통신사, 알뜰폰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 측면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겠다”며 “이번 주 후반부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중앙포토]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중앙포토]

전날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최민희 위원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미래부가 공약 이행을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래부 보고서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등 요금 인하 공약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래부가 업계 입장을 주로 대변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김 위원장은 “(통신요금은) 공공요금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의 폭을 넓히면서 제도(요금 인하)를 유도해 갈 수밖에 없다. 깊이 있는 반성과 토론이 필요하다”며 “미래부가 방향을 전환하기 쉽지 않겠지만, 차관이 새로 임명됐기에 여건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 위원장은 최근 공개 발언을 통해 ‘표지 갈이’ ‘적폐’ 등의 표현으로 관료사회를 향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관료들이 지난 9년간 보수 정부 아래에서 사고가 지나치게 보수화되어 있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키는 쪽으로만 운영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거기에 더하여 최근 1년 가까이 국정 리더십에 사실상 공백이 있다 보니 공직사회는 무사안일, 복지부동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새 정부는 인수위 없이 바로 시작되었고, 성패가 남은 6개월 사이에 결정된다. 공직사회에 새 정부의 국정철학이 빨리 확산되지 않으면 집권 초기에 국민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고 국정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한 달 가까이 보고 받는 동안에 공직사회에서 적어도 간부들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에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 처음에 걱정했던 것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