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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으면 대마도 보여요” … 86m 상공서 본 송도해변 절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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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송림공원~암남공원을 잇는 송도 해상케이블카가 시험 운행중이다. 오는 21일 개장한다. [이은지 기자]

“서울에서 놀러 왔다가 시범 운영한다는 송도 해상케이블카를 타려고 영도에서 택시까지 타고 왔는데….”

송도 해상케이블카 21일부터 개장 #송림공원~암남공원 편도 8분 30초 #전망대엔 높이 4m VR그네도 설치

어린 두 딸의 손을 잡고 5일 오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를 찾은 40대 여성은 허탈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케이블카 운영업체인 대원 플러스그룹 김영모 대리는 “오는 21일 정식 운영을 앞두고 하루 수백통씩 탑승 여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1988년 노후화돼 철거됐던 송도 해상케이블카가 29년 만에 부활한다. 대원 플러스그룹이 655억원을 투입한 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동편 송림 공원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서편 암남공원까지 1.62㎞를 왕복한다. 옛 케이블카 420m보다는 4배 가까이 길어졌다. 편도는 8분 30초 걸린다.

이날 송림공원 옆 하부 정류장에 들어서자 막바지 시험운행 중인 39기의 캐빈이 ‘덜컹’하는 소음도 거의 없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중 바닥이 투명유리로 된 한 캐빈에 올랐다. 8인승이었지만 10명은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초속 5m로 운행하는 캐빈은 속도감이 느껴졌다. 김 대리는 “시험운행 중이라 조금 빠르게 운행 중”이라며 “초속으로 주말 4.5m, 평일 3m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탑승 1분이 지나지 않아 투명유리 아래로 송도해수욕장 전경과 ‘구름 산책로’ 등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산책로나 인근 갈매길을 걷는 관광객이 작아 보였다. 시선을 반대편에 돌리자 남항대교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다 위 수십 대의 선박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야간에 남항대교 불빛과 선박 조명 등이 어우러지면 환상적일 것 같았다.

탑승 4분이 지나자 가장 높은 86m까지 올랐다. 투명유리 아래의 풍경이 아찔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캐빈 위쪽 환기창과 열어놓은 창문에서 ‘쏴 쏴’ 바람 소리가 들리면서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암남공원 옆에 마련된 해발 75m의 상부 정류장에서 내렸다.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탁 트인 경관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가 보인다고 한다. 전망대엔 높이 4m의 그네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네를 탈 때는 송도의 하늘과 바다를 날아다니는 기분을 한껏 느낄수 있는 가상현실(VR시스템) 안경을 써야 한다. 상부정류장에서 1시간 정도 걸으면 바로 송도해수욕장이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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