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역전 투런포' 삼성, 우중혈투에서 두산에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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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가 내린 6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삼성전, 연장 10회 초 10-1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1사 주자 1루에 이승엽(41)이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뚫고 타석에 등장했다.

[포토]이승엽, 오늘도 안타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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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표정으로 두산 마무리 투수 이용찬을 쳐다본 이승엽은 포크볼을 부드럽게 손목 스윙으로 툭 쳤다. 이 타구가 쭉쭉 넘어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역전 2점 홈런. 삼성은 4시간 50분동안 펼쳐진 우중혈투에서 두산을 12-10으로 이겼다. 이승엽은 6타수 3안타(1홈런)·4타점으로 활약했다.

프로야구 꼴찌 삼성 라이온즈가 사자왕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4월까지 4승(2무20패)에 그쳤지만 6일 현재 19승(2무35패)이다. 여전히 10위로 최하위지만 '삼성 왕조' 시절처럼 끈질긴 모습을 되찾았다.

이날은 오후 1시부터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해 5회를 넘어서면부터 빗줄기가 굵어졌다. 그 탓에 유독 삼성 선수들은 수비 도중 미끄러져 타구를 놓쳤다. 이게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6회까지 4-7로 뒤졌다. 하지만 8회 6점을 쏟아내 10-7로 역전했고, 다시 3점을 내줬지만 재역전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승엽은 경기 후 "올 시즌 팀에 큰 힘이 되지 못해 후배들과 팬들에게 미안했다.그런데 오랜만에 팀에 승리를 가져다 주는 한 방을 치게 돼 기분이 좋다. 이 기분은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SK가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넥센을 6-5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SK는 5-5로 맞선 9회 말 김동엽이 안타를 치고 1루로 나가자 대주자 노수광으로 교체했다. 노수광은 1사 후 2루로 도루했고, 이어 포수 주효상의 악송구를 틈타 3루까지 이르렀다. 1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재원은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날렸다.

SK는 한동민의 3회 투런포(시즌 17호)로 1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9개 구단을 상대로 대포를 쏘아올린 한동민은 홈런 1위 최정(18개)을 1개 차로 쫓았다. 광주(한화-KIA)·수원(LG-kt) 경기는 비가 내려 연기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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