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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힘] 무기질·단백질 많은 토종 호두…83년 한결같은 고소한 맛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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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천안 원조 학화호도과자

천안시 구성동 매장에서 직원들이 호두과자를 포장하고 있다. [사진 학화호도과자]

천안시 구성동 매장에서 직원들이 호두과자를 포장하고 있다. [사진 학화호도과자]

호두과자는 천안의 대표 특산물이다. 천안지역 40여 개 업체가 연간 500억원어치의 호두과자를 생산한다. 호두과자는 천안역 근처에서 만들어 열차상품을 통해 전국 각지로 유통되면서 ‘천안명물 호두과자’로 불렸다. 지금은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등지에서 영양식이나 선물용으로 인기 높은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또 경조사 답례품으로도 애용된다.

천안지역 호두과자는 대부분 천안에서 수확한 호두로 만든다. 천안 호두는 외국산 호두에 비해 무기질과 단백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안 호두는 고려 말 간신 유청신이 1290년 원나라에서 호두나무 묘목과 열매를 가져다 천안시 광덕면에 심었다. 천안시는 ‘유청신 선생 호두나무 시식지’라는 비석을 광덕사에 세우고 그가 남긴 공적을 기리고 있다. 광덕사에는 천연기념물 398호 호두나무가 있다.

천안호두과자 가운데 원조는 ‘학화호도과자’를 꼽는다. 학화호도과자는 1934년 천안역 근처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이 업체는 천안출신 조귀금·심복순씨 부부가 창업했다. ‘학화’는 학처럼 빛나라는 뜻으로 이들 부부가 지었다. 이 업체는 지금은 서울 명동에도 점포를 운영한다.

일제 강점기때 천안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조귀금씨 부부는 당시 일본인들이 보여준 서양의 제빵기술을 응용해 호두과자를 고안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학’자가 들어간 학화호도과자를 많이 찾았다고 한다. 학화호도과자는 현재 조귀금씨 부부의 손자인 조인호(50)씨가 3대째 운영하고 있다. 조씨는 “자녀들까지 호두과자 제조와 영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4대째 운영하는 업체”라며 “원조 호두과자의 명성을 대대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학화호도과자는 천안 본점에서 제조 과정을 고객들에게 공개한다. 인공 감미료 없이 계란과 물·우유·설탕만 넣은 반죽에 곱게 다진 팥 앙금, 큼직한 호두 반 알씩을 더해 구워낸다. 호두를 넣는 과정과 기름칠하는 과정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제조과정을 본 소비자들은 “학화호도과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본점을 찾아 견학을 할 수도 있어 좋다”고 한다. 호두과자는 20개 들이 한박스 값이 5000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hodo1934.com)나 전화(1599-3370)를 통하면 된다. 학화호도과자는 식품 위생 수준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천안시는 호두과자 명품화를 추진한다. 우리 밀과 팥 재배 면적을 2020년까지 400ha와 350ha로 늘리기로 했다. 명품화 사업단을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수출을 겨냥해 유통기한 연장 등 신기술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서철모 천안시 부시장은 “생산에서 유통, 관광, 수출 등 6차 산업화와 함께 호두과자 축제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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