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오토쇼 모델 “생리중 이라 해고 당했다” 현대차 고소

중앙일보

입력

한 모델이 오토쇼 행사 중 생리 중이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현대차 미국법인을 상태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모델 레이철 리커트(27)는 최근 “오토쇼 행사 중 생리대를 갈기 위해 화장실에 갈 시간(toilet break)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며 현대차(Hyundai Motor America)와 매니지먼트 에이전시인 익스피리언셜 탤런트(experiential talent)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사진 BBC 홈페이지]

[사진 BBC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리커드는 뉴욕 국제 오토쇼(4월 14~23일) 공식 행사 하루 전인 지난 4월 13일 프레스데이 행사 때 현대차 부스에서 일했다. 오토쇼 진행 중 그는 상사에게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허락을 요구했지만, 상사는 “지금이 가장 바쁜 시간”이라며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생리중이었지만 여성용품을 바꾸고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이 리커트의 주장이다. 결국 그는 화장실을 가지 못해 속옷과 스타킹이 더러워졌다.

리커트는 소속 매니지먼트 회사(Experiential Talent) 담당자 에리카 사이프리드에게 이 같은 사실을 밝혔지만 현대차는 에이전시를 통해 “리커트가 밤에 쉬길 원한다(Hyundai - wanted her to take the night off)”는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이튿날인 14일 리커트는 정상적으로 출근했지만, 뜻밖의 해고통보를 받았다. “월경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현대차 측은 에이전시로부터 리커트의 생리 사실을 전해 듣고 더는 리커트와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리커트는 미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 US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에 현대차 미국법인과 매니지먼트사를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리커트는 BBC와 인터뷰에서 “현대차 쪽의 행동에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정말 화가 났다. 많이 울었다”며 “뉴욕 국제 오토쇼 무대에 서기로 해서 다른 쇼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커트는 “여성에게 생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당시 나는 특별한 대우를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면서 “이런식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차 미국법인은 “EEOC로부터 관련 사건 서류를 받지 못했다”며 “소장을 받으면 충분히 조사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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