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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강시' 나오는 영화 보기 힘들었던 이유

중앙일보

입력

[사진 영화 '부산행' 스틸 이미지]

[사진 영화 '부산행' 스틸 이미지]

중국 영화 시장에 '좀비'가 점차 허용되고 있는 분위기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 타임스는 31일(한국 시간) 최근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박스오피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할리우드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수년간 좀비와 은밀한 전쟁을 벌여왔다. 중국 공산당은 그 동안 외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검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나 미신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좀비, 뱀파이어, 늑대인간, 미라, 귀신을 주제로 한 영화는 상영이 금지된다. 이때문에 외국 영화들이 거의 한결같이 검열로 인해 중국에서의 상영이 금지됐다.

[사진 영화 '강시선생' 스틸 이미지]

[사진 영화 '강시선생' 스틸 이미지]

중국 정부는 외국 영화뿐 아니라 자국에서도 이러한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금지했다. 근래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시체 ‘강시’를 소재로 한 영화를 찾기 힘든 이유다.

[사진 영화 '부산행' 스틸 이미지]

[사진 영화 '부산행' 스틸 이미지]

지난해 소니 픽처스(Sony Pictures)의 ‘고스트버스터즈’가 중국에서 상영 금지됐고, 좀비 대참사로 극찬받은 한국 영화 ‘부산행’ 또한 중국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은 영화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좀비 영화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수년간 성장해오던 중국의 영화 박스오피스가 올해 들어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하락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화 매출을 늘리고, 영화 산업의 쇠퇴를 막기 위해 좀비 등에 대한 검열 규정이 조심스럽게 엷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 영화 '레지던트 이블:파멸의 날' 스틸 이미지]

[사진 영화 '레지던트 이블:파멸의 날' 스틸 이미지]

세상의 종말 이후를 다룬 스릴러 영화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상영 13일 만에 10억 위안(1663억 6000만원)을 벌어들였고 중국의 검열 당국이 전체 영화 중 7분을 삭제했지만, 좀비들을 기관총으로 쏘는 장면 대부분은 삭제되지 않은 채 상영됐다고 한다.

[사진 영화 '로건' 스틸 이미지]

[사진 영화 '로건' 스틸 이미지]

뮤턴트 손톱으로 잘려나간 머리와 다른 신체 부위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는 폭스(Fox)사의 ‘로건’도 중국에서 개봉되며 중국 영화 업계를 놀라게 했다.

홍콩 애널리스트 리차드 후앙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좀비나 귀신 영화가 허용된 적은 거의 없었고, 로건과 같은 끔찍하고 폭력적인 장면은 접근금지였다”며 “하지만 올 연초부터 중국 당국은 외국 영화를 검열할 때 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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