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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후보자 '유사 역사론자' 논란···검증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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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정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정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른바 '유사 역사학자'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역사학자, 역사교사 등을 중심으로 도 의원에 대한 이같은 우려가 확산하는 중이다.

심재훈 단국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이들이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도종환 의원의 지나친 민족주의와 이에 따른 유사역사학에의 동조 혹은 가담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한 개인의 사상은 당연히 자유"라면서도 "그러나 국회의원이나 장관은 나 같은 일개 교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에 대한 결정권을 지니고 있다. 그가 지닌 사상이 어떤 편향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리라는 우려가 있다면, 그건 당연히 검증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도 의원에 대해 "역사학계에서 호평을 받던 하버드 고대한국 프로젝트나 동북아역사지도의 폐지에 도종환 의원이 크게 일조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모르긴 해도 그동안 암암리에 혹은 공개적으로 이른바 유사 역사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전국역사교사모임' 등에서도 도 의원에 대해 이와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30일 해당 그룹의 한 사용자는 지난 2015년 국회에서 진행된 '동북아 역사 왜곡 대책 특별위원회 회의록'을 소개하며 당시 도 의원의 발언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도 의원은 당시 5세기 초 고구려의 지도를 작성하는 문제와 관련해 참고인으로 참석한 임기환 서울교육대학교 교수와 대립하기도 했다.

동북아 역사왜곡 대책 특별위원회 회의록.

동북아 역사왜곡 대책 특별위원회 회의록.

심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스북에 올라온 도종환 내정자에 대한 많은 우려는 애정 어린 정당한 비판으로 보아야 한다"며 "그가 그러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여 다른 역사 연구자들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이리라 믿고 싶다. 지나친 민족주의는 분명 세계화시대의 문화 정책에도 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도종환 후보자의 역시인식이 '지나친 민족주의'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낙랑군의 위치가 평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조선총독부 산하 일본 식민사학자들로부터 나온 이론이다. 동북아 역사 인식에 대해 일제 시대때부터 이어져 온 역사학자들의 카르텔(담합)이 있다. 이제는 자료로 반박이 가능하다. 도종환 후보자는 동북아역사지도에서 독도를 누락시킨 것을 비판했다. 5개월 간 수정 기한을 줬지만 동북아 역사지도 제작진은 끝내 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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