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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대한민국 1호 치기공학 박사가 말하는 ‘치과기공사’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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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유진

“치과기공사가 뭐하는 직업인지 아세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잘 모른다"가 대부분이다. 치과기공사란 직업은 우리들에게 조금 생소하다. 30년간 치과기공소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예비 치과기공사 양성에 힘쓰는 김갑진 부산가톨릭대 치기공학과 교수님을 만나 치과기공사에 대해 들어보았다.

코리아덴탈랩 대표 시절 CAD/CAM 세미나에서 직원들과 찍은 단체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김갑진 교수. [사진제공=김갑진 교수]

코리아덴탈랩 대표 시절 CAD/CAM 세미나에서 직원들과 찍은 단체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김갑진 교수. [사진제공=김갑진 교수]

-치과기공사를 양성하는 교수직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은사님이신 정인성 교수님(부산가톨릭대 학생복지처장)의 권유도 있었지만, 치과기공소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다보니, 제가 쌓은 기술을 치과기공사가 될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주로 잘하는 매식보철학(임플란트)에 대해서 매우 가르치고 싶었어요."

-치과기공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구강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치과보철물 및 장치물을 제작하는 일을 하죠. 치과보철물을 제작, 수리, 가공할 때 환자의 저작(음식을 씹고 부수는 일), 발음, 심미(아름다움을 살펴 찾음) 기능에 이상이 없도록 구강 내의 물리적, 생리적 조건을 고려해야 해요. 또 보철물에서 산화나 부식, 침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필요해요. 그러려면 과학적인 사고도 필요하고 숙련된 예술성도 겸비해야 하죠."

-치기공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치기공학과에서 포세린(보철물에 사용하는 도자기 마감재로, 치아의 색을 결정한다), 크라운, 브릿지, 덴쳐(틀니), 임플란트에 대해서 배웁니다. 처음에는 치아 제작의 기본인 치아형태학, 치과재료학, 구강해부학을 배우고, 그 다음에 치아를 제작하는 법을 배우죠."

치아 라미네이팅을 위한 재료의 일부. [사진=anestiev, 픽사베이]

치아 라미네이팅을 위한 재료의 일부. [사진=anestiev, 픽사베이]

-치과기공학이란 학문이 광범위하다고 들었는데요.
"크게 심미와 기능으로 나뉩니다. 심미를 쉽게 설명하면, 우리가 대화할 때 상대의 치아가 보이죠. 치아가 보이는 부분은 치아의 모양이나 색깔에 대해서 아무래도 신경을 쓰게 되죠. 심미는 눈에 띄는 치아의 앞부분을 주로 다루죠. 즉, 미용에 목적을 둡니다. 그리고 기능은 제작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치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음식물을 씹는 것이죠. 틀니·교정·임플란트·크라운·브릿지라고 보면 됩니다."

-치과기공사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우선 치기공학과를 졸업해야 합니다. 치기공학과에는 4개의 4년제 대학과 15개의 전문대학이 있습니다. 해당 학과를 나와야 치과기공사 국가고시 시험자격이 주어지죠. 국가고시에 통과해 치과기공사 면허를 취득하면 치과기공사가 될 수 있습니다. 졸업 후 대부분 치과기공소에 취직합니다. 치과재료회사나 연구원으로 가기도 하고요."

-치과기공사가 보건 계열 중 해외취업이 가장 쉽다고 합니다.
"각 학교마다 해외 취업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매년 6월에 해외 취업반 학생을 모집하며, 6개월 동안 80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 후 해외 취업을 보냅니다. 현재 저희 학교 졸업생들이 해외 취업해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취업하기가 수월한 편이죠."

-치과기공사의 장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장점은 전문기술직이라는 점이죠. 한 번은 다른 학과 학생들에게 치과기공사 양성교육을 한 적이 있었는데, 1개월 가르치고 바로 접었어요(웃음). 사실 치과기공사는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거든요. 오로지 치과기공사만이 치과기공일을 할 수 있죠. 그리고 물리치료학과, 방사선과와 달리 자신만의 사업체를 설립할 수도 있고요. 다만 기술을 배우는 것이 어렵습니다. 치과기공학이라는 분야가 이론은 물론이며 실습도 잘해야 되거든요. 또 치과기공을 배우는 시간도 오래 걸리죠."

-치과기공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전문인으로서 인정받을 때가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환자가 치과에서 제가 제작한 보철물을 끼우고 만족감을 느끼면 무척 기분이 좋아요. 환자가 직접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할 때,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치과기공사란 직업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치아는 영구적으로 써야 하는 우리 몸의 일부분이죠. 그렇기에 치과기공사란 직업도 계속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좋은 기계가 발명돼 치과 기공도 편리해지고, 근무환경도 점차 좋아지고 있어요."

-4차산업혁명으로 미래에는 많은 직업이 없어질 거라고 하는데요. 첨단기계의 발달로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이 없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치아는 민감한 부위이기 때문에 섬세한 기술이 요구됩니다. 아직까지는 기계가 섬세한 부분을 다룰 수 없어 반드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 치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장비를 활용해 치아를 만드니 전보다 작업이 편리해졌죠. 나중에는 치과기공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입니다."

-치과기공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치아는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고, 죽을 때까지도 가지고 있죠. 앞으로도 치과기공업계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글=조유진(부산가톨릭대 1) TONG청소년기자 사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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