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하나 잡아서 타격 되겠나" 한나라, 金행자 해임건의안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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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김두관(金斗官)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대학생들의 미군장갑차 시위 사건 등에 대한 지휘책임을 물어 金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당내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잇따라 분출돼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재오(李在五)의원은 지난 17일 개인 성명서에서 "부패와 거짓의 본체와 싸울 생각은 안 하고 장관 하나 잡아서 노무현 정권에 무슨 타격이 되겠느냐"며 金장관 해임건의안의 철회를 주장했다.

18일 열린 상임운영위원 전체회의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홍사덕(洪思德)총무가 "해임건의안을 오늘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하자 남경필(南景弼)의원은 "장관 한명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문제를 너무 단순화시킬 수 있는 만큼 재고가 필요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南의원은 "노무현 정권의 국정혼란을 문제 삼아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개편을 요구한 마당에 야당이 너무 손쉬운 회초리를 드는 게 아니냐"고도 했다. 옆자리에 앉은 박근혜(朴槿惠)의원도 "동감"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洪총무는 "지난번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에 대한 이런 식의 문제 제기는 옳지 않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최병렬 대표는 "내 의견도 (해임건의안 제출에)찬성하는 쪽"이라며 "그러나 당 안에서 많은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19일 의원총회에서 한번 더 의견을 수렴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신경식(辛卿植)의원이 "총무가 당론으로 정했다고 했는데 내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결정한다면 당이 갈팡질팡하고 崔대표에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결정을 보자"고 했다.

논란 끝에 한나라당은 일단 金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19일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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