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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 최대 3문장이었던 북 이번에는?

중앙일보

입력

한국과 북한의 지도자 선출방식은 이념과 제도의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북, 역대 한국 대통령 선거 보도에 인색 #이명박 대통령 당선은 아예 보도 없어 #"주민들에게 전 세계 지도자는 한 명이라 선전"

한국은 국민이 직접 투표에 참가해 선출하는 ‘선거’인 반면 북한은 당 간부들(당 위원장)이나 국회의원 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무위원장)들이 모여 만장일치로 김정은 위원장을 추대하는 식이다. 지난해 5월 9일, 6월 29일도 각각 그랬다. 5년 임기인 한국의 대통령제와 달리 북한은 종신제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 지도자 선출을 주민들에게 알리는데 인색한 모습을 보여왔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서 누가 당선됐다는 짤막한 단신성 보도가 전부였다.

실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때는 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12월 20일 오후 “내외신들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19일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치렬(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다고 한다”며 인용보도한 것이 전부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과 득표율 등은 생략된 채였다.

앞서 2007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아예 전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2002년 대선의 경우엔 선거 이후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남조선에서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며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 노무현이 당선되고 한나라당 후보 리회창이 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온 민족의 염원이 반영된 6.15 공동선언을 반대하고 반공화국 대결을 고취하는 세력은 참패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전 세계에 정치인은 한 명뿐’이라고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 특히 한국의 지도자를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의 정당이 당선될 경우엔 더더욱 이런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에도 이전과 유사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령 취임 이후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지는 일종의 허니문 기간을 거쳐 공식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11시 현재 선거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 발표는 없다.

다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난하며 남남갈등을 부추겨 왔던 북한은 선거당일인 9일 노동신문을 통해 “남조선 인민들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역도의 공범자들이며 력사의 반동들인 괴뢰보수패당을 반드시 심판하고 자신들의 한을 풀고야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수ㆍ김록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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