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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장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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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장인'이 8일 오전 0시 53분부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홍준표 장인'이 8일 오전 0시 53분부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홍준표 장인’이 8일 오전 0시 40분 이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문재인 지지층인 ‘달빛기사단’(달빛은 문재인 후보의 ‘문’(moon), 기사단은 인터넷 기사에 대응하는 조직을 의미하는 중의적 표현)이 트위터에 ‘홍준표 장인’을 실시간 검색어로 띄우자고 제안한 뒤 생긴 일이다.

①실검 순위 변경 어떻게 했나=트위터명 ‘다좋아~(달빛기사단)’은 이날 0시경 “1) 00시40분. 정각에 ‘홍준표 장인’으로 검색해주세요. 2) 홍준표 장인 관련기사에 댓글달기. # 무한RT”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후 “홍준표 장인 검색 1분전”, “고”(go),“‘홍준표 장인’ 관련 검색하고 관련 검색어도 다 클릭”, “신상기사, 댓글마다 홍준표 장인..12시47분” 등을 잇따라 올리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올리기를 유도했다. ‘다좋아~’의 팔로워 수는 6978명이다. 그가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6978여 명이 동시에 받아 보게 된다는 의미다.

트위터명 '다좋아'는 8일 '오전 0시40분 정각 '홍준표 장인'으로 검색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캡쳐]

트위터명 '다좋아'는 8일 '오전 0시40분 정각 '홍준표 장인'으로 검색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캡쳐]

‘실검 순위를 올리자’는 글은 트위터 팔로워들을 통해 순식간에 확대됐다. 트위터명 ‘달빛기사단 Mac Boy’ 는 ‘다좋아~’의 글을 리트윗(다른 사람의 트윗을 자신의 계정으로 그대로 다시 트윗하는 것)했다. “공격 모드로 가요, 공격 모드. 홍준표가 장인에게 했던 패륜이 오히려 부각되도록”이란 글도 올렸다. 이들의 트위터 소개글에는 “(댓글 방어의 정당성)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등의 국기기관이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져 법적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이 문재인입니다. 문재인 지지자로서 더 이상 좌시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다좋아~), “이제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야 합니다.”(달빛기사단 Mac Boy) 등으로 기재돼 있다.

②실검 순위 인위적 변경 가능한가=‘홍준표 장인’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서 이날 오전 0시 53분부터 6시23분까지 1위를 했다. 이후 6시 53분까지 2위였고 그 후에도 오전 내 5위 권에 머물렀다. 최서희 네이버 커뮤니케이션그룹 부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실검 1위는 지난 7일간 검색량이 기준이 된다. 기준 시점과 비교해 검색량 상승률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것”이라며 ““MBC 라디오스타 등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신인들의 이름이 갑자기 실검 1위가 되는 것도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홍준표’ 같은 단어로는 검색량이 많기 때문에 1위가 어렵다. 대신 ‘홍준표 장인’처럼 연관 검색어가 생길 경우 새로운 검색어로 인식해 검색량에 따라 1위로 급부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③ 실검 띄우기 나선 배경은=홍 후보는 지난 4일 경북 안동 유세현장에서 “연애하는 바람에 시험만 보면 떨어졌다. 그리고 4년인가 있다가 시험에 붙어서 처갓집에 가서 ‘내 각시를 데리고 간다. 대신 우리 장인어른한테 영감탱이는 절대 우리 집 오지 마라. 그리고 장모님은 오시라.’ 했다. 그리고 난 뒤에 제가 26년을 못 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용식 민주당 선대위 가짜뉴스대책단장은 6일 오후 8시 34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PK(부산ㆍ경남)의 바닥 민심이다.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썼다. 홍 후보의 유세 발언 중 장인을 '영감탱이'로, ‘26년 간 집에 못 오게 했다’는 대목 등을 ‘패륜’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다음날인 7일 자유한국당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문 단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문 후보 측이) PK 바닥 민심이라며 (부산경남지역민을) 패륜집단이라고 말했다. 내가 아니면 다 적폐인가. 패륜집단으로 밀어부치는 무시무시한 일들을 벌이고 있다”고 반격했다. ‘PK 패륜집단‘ 발언 논란이 커지자 문용식 단장은 8일 자정 사임했다.

문용식 민주당 선대위 가짜뉴스대책단장은 6일 오후 8시 34분 페이스북에 “PK(부산ㆍ경남)의 바닥 민심이다.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썼다. [사진=페이스북]

문용식 민주당 선대위 가짜뉴스대책단장은 6일 오후 8시 34분 페이스북에 “PK(부산ㆍ경남)의 바닥 민심이다. 패륜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썼다. [사진=페이스북]

문 후보 지지층에서 ‘홍준표 장인’을 실시간 검색어로 띄우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은 ‘PK 패륜집단’ 발언 논란이 확산되면서다. 트위터명 ‘다좋아’는 실검 공세를 하기 직전 트윗에서 “꼭 보면 사고치는 놈은 정해져 있고 수습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논평은 나중에 지금은 네이버로 달려 갈때”라고 적었다.

④ 선관위 입장은=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홍준표 장인’ 실검 논란에 대해 “검색을 많이 해서 순위가 올라가는 것을 선거법 위반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자발적인지 여부에 대한 부분은 문제제기가 있을 시 별도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검색어에 대한 조직적 개입이 여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검토는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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