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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OOK] “최고의 가족 선물은?” 패션업계 가족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스타일리스트 서정은 & 쌍둥이 딸 해인 & 재인  

해인과 재인은 어떤 딸인가요?초등학교 2학년이고, 해인이가 7분 언니예요. 둘 다 착하고 호기심 많고 고맙게도 엄마를 무척 좋아해줘요.

쌍둥이 딸을 키우면서 느끼는 남다른 즐거움은? 걸 그룹처럼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점? 쌍둥이라 과외비도 할인된다는 점?(웃음) 사실 쌍둥이라는 건, 부모보다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일이에요. 베스트 프렌드와 함께 자라는 셈이니까요. 이 아이들에게는 베스트 프렌드가 룸메이트인 거예요.

두 딸에게 어떤 엄마인가요?무조건 희생하는 전통적인 어머니상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우리 아이들은 엄마랑 있으면 뭔가 재밌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아이들이 재밌고 신나는 경험을 하게 해주려고 미리 많이 생각해둬요. 같이 책도 읽고 공연과 전시도 보고요. 여행도 자주 가요.

최고의 가족 여행지는?베트남 식스센스, 방콕 시암 켐핀스키 호텔이 떠오르네요. 아이들도 저도 정말 즐거웠어요.

아이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아이들의 그림 속에서 늘 바쁜 남편은 항상 얼굴만 있고 몸이 없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1년간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들 그림 속 아빠의 몸통이 저만큼 커지기 시작했죠. 여행은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혀주고, 엄마 아빠와 오래 함께하는 시간을 선사하니 아이들에게 여행만큼 좋은 선물이 있을까요?

포토그래퍼 박귀섭 & 미술 작가 이지원 & 아들 한율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박귀섭) 저는 무용을 전공한 발레리노였어요. 국립발레단 시절 지금의 처제(발레리나 이은원)를 통해 아내를 처음 알게 됐고, 작가로서 함께 작업하면서 가까워졌어요. (이지원) 저는 <키키>, <쎄씨> 등 패션지 모델을 하다가 미국 유학 후 미술 작가로 활동 중이었죠. 남편을 만났을 때 이 남자의 '또라이' 같은 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작품 욕심이 대단했거든요.

결혼 후, 아들 한율이가 태어난 뒤 달라진 삶은? (박귀섭) 아내와 두 배로 싸우고 두 배로 행복해졌어요.(웃음) 아이가 없었다면 아마 지금처럼 열심히 살지 못했을 거예요. 아이가 원하는 걸 해주지 못하면 너무 슬플 것 같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갖게 됐고, 일을 더 열심히 했어요. 그랬더니 일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동전의 양면처럼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지만 분명한 건, 아이는 ‘행복’이에요.

서로에게 가장 고마운 점은? (박귀섭) 항상 저와 제 작품을 믿어주는 아내가 고마워요. (이지원) 남편에게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당신 좋은 대로 해”예요. 예술가적인 면에 반해 결혼했지만, 늘 저를 잘 이해해주는 남편이라 고마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서로의 선물은? (이지원) 너무 많아요. 남편이 매일같이 찍어주는 가족사진도 정말 소중한 선물이죠. (박귀섭) 제 인생의 선물 1호는 아내예요. 그리고 아내의 손 편지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게 느껴져요. 물건은 언제고 살 수 있지만, 편지에 적힌 그때의 감정은 한 번뿐이잖아요.

남성복 브랜드 ‘문수권’의 디자이너 권문수 가족


패션업계에서 로열패밀리로 유명해요. 간략하게 가족 소개를 한다면? 
아버지(웨어펀 인터내셔널 권기찬 회장)께서 패션 산업 1세대고, 오페라 갤러리를 운영하시는 미술 컬렉터이기도 해요. 미술과 패션에 대한 감각을 아버지께 물려받았고, 항상 아버지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 롤모델이죠. 아버지의 반만 따라가도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어머니는 사랑이 아주 많은 분이에요. 우리집의 해결사 같은 분이죠. 경영, 회계 쪽을 공부한 제 여동생은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MD 경험도 있고요. 무보수로 저를 도와주곤 합니다.

가족에게 받은 가장 인상 깊은 선물은 무엇인가요? 제가 해외에 있다가 한국에 들어오게 된 건,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에요. 어릴 때 부모님이 바쁘셨기 때문에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그래서 슬픔이 더 컸어요. 미국에서 아무리 성공해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면 후회스러울 거란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한국에 들어와서 제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어요. 아니면 패션 회사에 들어가 디자이너가 됐을 거예요. 돌이켜 보면 제 브랜드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저한테 주신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항상 생각해요.

부모님에게 언젠가 꼭 드리고 싶은 선물은? 빨리 결혼해서 손주를 안겨드리는 게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 것 같아요. 이제 곧 마흔 살이 되는데, 더 늦어질까 봐 걱정이네요. 나중에 제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말이죠.

BPB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매 하보배 & 하보미

서로를 소개해주세요. (하보미) 동생 하보배는 그림을 그리는 친구고, 2009년 BPB를 론칭했어요. BPB의 콘셉트, 제품 디자인, 아트워크 등을 담당하고 있죠. (하보배) 언니 하보미는 영국에서 유학하고 BPB에 합류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예요. 언니 덕분에 BPB가 잘 운영되고 다듬어지고 있어요.

BPB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하보미) 위트, 유머러스, 사랑이라는 세 가지 콘셉트로 다양한 작업을 하는 영 패션 브랜드예요. 키치하거나 재미난 발상과 컬러, 소재 등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요. 예술로 범주를 넓히는 게 목표고요.

자매가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은? (하보미) 둘이서 1년에 한두 번씩 주기적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나요. 여행지에서 주로 전시를 많이 보면서 영감을 얻곤 하고요. 평소에는 같이 영화나 만화책 보길 좋아해요.

서로에게 가장 고마운 점은? (하보미) 모든 게 다 고마워요. 동생은 제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주고,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마음을 써줘요. (하보배) 저도 그래요. 혼자라면 절대 못할 일들도 언니와 함께여서 할 수 있었어요.

서로에게 받은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하보배) 저는 사실 물건을 잘 사지 않아요. 언니가 저 대신 항상 잘 사다줘요. 얼마 전엔 비싼 신발도 사줬죠. 제가 책을 수집하는데 구하기 어려운 만화책이나 소설책도 구해주곤 해요. (하보미) 저는 왜 동생에게 선물 받은 기억이 없을까요? (하보배) 잘 생각해봐. 있을 거야, 분명 있겠지. (하보미) 아무래도 제가 '동생 바보'인가 보네요.(웃음)

EDITOR 김강숙, 김지수 PHOTOGRAPHER 안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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