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머리 자라는 만큼 희망도 자라길” 저소득층 탈모치료 봉사하는 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권태정 원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머리카락 심어주기 봉사 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권태정 원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머리카락 심어주기 봉사 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머리카락 심어주기’ 봉사를 들어보셨나요. 대구의 한 40대 성형외과 의사가 대머리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게 공짜로 머리카락 심어주기 봉사를 시작했다. 경제적인 문제로 자신을 꾸미지 못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게 머리카락을 심어주며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주인공은 권태정(47·사진) 보자르 성형외과 대구점 원장이다. 그는 지난 22일 병원에서 머리카락 심어주기 봉사 시술을 했다. 국내 첫 무료 봉사 시술 사례다.

대구, 권태정 보자르 성형외과 원장 #500만원 상당 모발이식 무료시술 #가난으로 탈모 치료 못하는 환자 #자신감 되찾아 사회서 적응하길

대상자는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추천받은 A씨(24). 그는 머리 앞쪽 부위에 머리카락이 전혀 없다. 그래서 늘 뒷머리에 있는 머리카락을 앞으로 쓸어 넘겨 생활해왔다. 이런 외형적인 문제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자신감이 부족해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를 어려워했다고 한다. 권 원장은 이날 A씨에게 4000여 가닥의 머리카락을 심어줬다. 일반적으로 4000가닥을 심으려면 500만원정도가 든다고 한다. 권 원장은 “앞으로 분기에 1명씩 매년 4명 정도 탈모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의 머리카락을 공짜로 심어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가 머리카락 심기 봉사에 나선 계기는 경제적인 문제로 상담만하고 그냥 돌아가는 환자들을 8년간 꾸준히 만나면서다. 권 원장은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치료까지 필요해 보이는 탈모 환자가 경제적인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다 지난 1월 안과 수술, 치과 수술 같은 의료 봉사를 머리카락으로도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곤 지인을 통해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에 20대에서 60대까지, 지역 저소득층 중 탈모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첫 봉사 시술을 마친 그는 “경제적인 문제로 치료하지 못하는 탈모 역시 질병이다. 머리카락 심기 봉사로 저소득층이 자신감을 되찾아 취업과 결혼 등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