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칼럼] 과대광고 누구 책임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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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현대인은 방송.신문.거리의 광고판 등 많은 광고에 어쩔 수 없이 노출되게 마련이다.

최신의 전자제품, 보다 효과적인 화장품이나 약품 등의 개발에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이 모르면 팔릴 수가 없다. 그래서 기업은 제품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충동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광고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광고를 통해 나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런 과정에 광고주.광고제작업체.광고모델.언론매체가 관계를 맺게 된다.

생산업체는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 과대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광고와 제품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이 일차적으로 기업에 있으나, 광고제작업체.광고모델.언론매체도 그 책임에 무관하지 않다.

광고제작업체는 충동적인 표현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자극하기도 한다. 광고에 등장하는 전문직의 유명인들은 마치 그 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으나 광고내용이 사실인지, 정말 추천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의문시되는 경우도 있다. 광고출연을 통해 얻는 고소득만큼 책임도 따라야 한다.

신문과 방송 역시 과대광고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았다면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마치 기사처럼 가장한 광고가 있고, 뉴스시간에 보도된 제품인 것처럼 보이는 광고까지 등장한 것을 볼 때, 광고에 대한 언론매체의 책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광고제작업체.광고모델.언론매체까지 도덕적인 책임을 느껴야 하는 것은 지나친 억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모두가 한번씩만 더 윤리적인 책임을 생각해 본다면 보다 많은 국민의 생명이 보호되고 소비자의 권익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윤 영 호 국립암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