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중랑천 거슬러 온 잉어떼가 집단으로 퍼덕이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의정부시 중랑천에서는 26일 낮 때아닌 물보라가 장관을 이뤘다. 이날 오후 1시쯤 수심 20∼30㎝의 얕은 물 곳곳에서 물보라가 잇따라 발생했다.

26일 오후 1시쯤 의정부시 중랑천에서 잉어떼가 집단으로 산란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전익진 기자

26일 오후 1시쯤 의정부시 중랑천에서 잉어떼가 집단으로 산란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전익진 기자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배를 뒤집다시피 한 채 암수로 이뤄진 잉어떼가 격렬하게 퍼덕였기 때문이다. 대개 암컷 1마리에 수컷 4∼5마리가 몰려다니며 수차례에 걸쳐 수초와 자갈 바닥 등에 산란했다. 암컷은 알을 낳고 옆에 달라붙은 수컷은 때맞춰 방정을 하는 식이었다.

26일 오후 1시쯤 의정부시 중랑천에서 잉어떼가 집단으로 산란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전익진 기자

26일 오후 1시쯤 의정부시 중랑천에서 잉어떼가 집단으로 산란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전익진 기자

국립수산과학원 이완옥 박사는 “오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수온이 잉어가 산란하기 딱 좋은 섭씨 18∼20도 오르면서 잉어들이 일제히 산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떼 지어 맴돌며 몸 부비고 퍼덕이며 ‘산란’ #잉어떼 산란하는 하천 곳곳에서는 물보라 #장관 지켜보는 시민들도 스마트폰 '찰칵'

그는 “잉어는 평소 다소 수심이 깊은 곳에서 살지만 산란 철에는 따뜻하면서도 알을 붙일 수 있는 수초 지대가 있는 얕은 곳으로 향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잉어는 번식을 위해 동물 등에 잡혀 먹을 위험을 무릅쓰고서도 수초가 있고 수온이 높은 얕은 곳으로 올라오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26일 오후 1시쯤 의정부시 중랑천에서 잉어떼가 집단으로 산란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전익진 기자

26일 오후 1시쯤 의정부시 중랑천에서 잉어떼가 집단으로 산란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전익진 기자

앞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선 산란 철을 맞은 수백 마리의 잉어가 떼를 지어 물길을 거슬러 하류에서 이곳으로 힘차게 헤엄쳐 올라왔다. 당시 물 깊이 5∼10㎝의 야트막한 하천에서는 잉어들이 빠른 속도로 몸부림치며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잉어는 상류로 이동 중 힘에 부치면 잠시 물이 깊은 하류로 물러나 체력을 비축한 뒤 다시 거슬러 오르기를 반복했다. 산책 나온 시민들은 과자 등 먹이를 던져주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의정부 중랑천에서는 2008년부터 낚시가 금지되고, 수질이 개선되면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잉어떼가 돌아왔다.

의정부=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