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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말 타고 맷돌 돌리고…김해가야문화축제 탐방기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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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진·임유진·김지현

김해는 벚꽃이 필 무렵 중간고사가 시작됩니다(크흑). 시험공부를 괴롭히는 것은 벚꽃만이 아닙니다. 중간고사의 시작과 함께 김해시의 '가야문화축제'가 문을 열죠. 김해시의 대표적인 축제이기도 합니다. 가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김해 시민의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가야문화축제 현장을 지금부터 소개하려 합니다.

김해 가야문화축제는 올해로 41회를 맞이했습니다. 가락국을 건국한 김수로왕을 기리고 우수한 가야 문화를 계승하며 시민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한 축제입니다. 이번 축제는 4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대성동 고분군, 가야의 거리 외 8곳에서 진행됐죠.

1962년부터 수로왕 춘향대제 일어(음력 3월 15일)에 맞춰 개최했고 2007년부터는 가을에 진행되던 가락문화제와 통합돼 더욱 새로워졌죠. 행사는 구지봉의 고유제 및 혼불 채화를 시작으로 수로왕 행차 재현 퍼레이드, 김해 줄땡기기, 마상무예 공연, 가야 무사·농경문화체험 등 7개 분야 47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가야 문화축제 공식행사

혼불 채화를 시작으로 축제가 개막됐습니다. 41회에 처음으로 시행된 혼불 채화는 개막식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죠. 개막식 행사 중 하나인 수로왕 행차 퍼레이드는 ‘탄강에서 결혼까지’라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퍼레이드를 구성해 역사 교과서에서 간략하게만 봤었던 김수로와 허황옥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수로왕 행차에서는 허황옥(수로왕의 부인)을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신청해보고 싶었으나 김해시에 거주하는 이주민 여성만 가능하다고 해 아쉽게 참여는 하지 못했습니다.

4월 8일에는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직장인 밴드 페스티벌과 청소년들이 끼를 펼칠 수 있는 청소년 비타민제가 진행돼 음악에 대한 김해시민들의 열정과 끼를 엿볼 수 있습니다.

축제의 셋째 날인 9일 일요일에는 7년 만에 다시 개최한 김해 줄땡기기 행진은 1000명이 약 90분 동안 김해시내를 도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진입니다.

저희 지부원들도 김해 줄땡기기에 참여해봤죠. 농민 복장을 하고 장갑을 낀 채 수많은 사람과 함께 열심히 줄을 당기며 거리를 행보했습니다. 사실 처음엔 친구들과 마주칠까 봐 부끄러워 빨리 끝났으면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평소에는 할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을 한 것이 뿌듯해 남은 거리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더 당당하고 해맑게 행진하고 말았습니다.

가야 문화체험행사

특설무대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 걸어가다 보면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스들이 줄지어 설치돼 있습니다. 말만 들어도 섬뜩한 순장(죽은 사람을 뒤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강제로 죽여서 주된 시체와 함께 묻는 장례 습속) 체험과 가야 전통의상 체험, 그리고 가야 무사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더군요.

순장 체험에서는 가야 유물 발굴체험이 같이 진행돼 눈으로 직접 가야 유물을 볼 수 있었어요.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와서 해본 뒤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유물 발굴체험을 이번 취재활동을 통해 오랜만에 해보았죠. 흙은 물론이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실제 가야 시대의 유물을 직접 보고 만지다보니, 가야의 역사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거리에 줄지어 있는 맷돌과 절구를 직접 사용해보고 싶어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체험들의 주고객은 어린이였습니다. 어린아이들 틈에 줄을 서 있기 민망한 것도 사실이었으나, 신기하게도 제 차례가 오면 금방 7세 아이로 돌아가 신나게 체험을 즐기게 됩니다!(저만 그런 게 아니라 어른들 대부분에게서 그런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줄을 섰고, 제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돌로 된 맷돌은 너무 무거워 도무지 혼자 움직일 수가 없더군요. 결국 나무 맷돌을 돌렸습니다. 과거 사람들이 정말 힘이 좋았구나 새삼 느끼고 말았습니다.

활 쏘기 체험을 통해 과녁도 맞혔습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활 쏘기였죠. 어린애 마냥 신나게 쏘았습니다. 총 3번의 화살 중 제대로 맞춘 것은 없었지만, '이 정도면 잘 하는 게 아닌가?' 싶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도 들었습니다. 나중엔 양궁에도 도전해볼까 합니다.

가야 무사 체험존에서는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말과 교감하며 먹이도 주고 직접 말을 타 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승마체험이라는 생각에 가서 말을 직접 타보려 했죠. 그런데 제가 다가가면 말이 ‘히이잉’하고 엄청난 소리로 물어대더군요. 결국 말과의 교감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번엔 낙동강과 이어지는 해반천에 마련된 청소년 놀이마당으로 향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디스코팡팡이 있는 곳입니다. 또한 요즘 나날이 발전해나가는 증강현실 게임을 모티브로 한 '찾아라! 가야 보물(왕도가야 GO)'도 있습니다. 가야사 누리길 탐방로 일원 문화재 장소 근처에 도착하면 휴대폰으로 알림이 옵니다. 가야 문화재의 보물, 유물 등을 찾는 일종의 보물찾기 교육 프로그램이죠.

증강현실(AR)을 이용 가야문화축제장, 가야사누리길탐방로 일원 문화재 장소 근처에 도착하면 휴대폰으로 알려주는 보물찾기 교육프로그램. [사진=가야문화축제 홈페이지]

증강현실(AR)을 이용 가야문화축제장, 가야사누리길탐방로 일원 문화재 장소 근처에 도착하면 휴대폰으로 알려주는 보물찾기 교육프로그램. [사진=가야문화축제 홈페이지]

올해 축제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소개하라고 한다면 5일 동안 축제의 밤을 밝혀주었던 소망등 터널과 풍등 날리기 행사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김해 시민들의 소망을 적은 등을 모아 만든 터널 아래를 지나가면, 마음속에 담아 둔 소망이 당장이라도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풍등을 날리던 날 바람이 많이 불어 사실 날리기 힘든 여건이었습니다. 풍등에 불을 붙여 날리던 도중 심한 바람 때문에 풍등이 서있던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질 뻔하기도 하고, 잔디에 불이 붙는 등 위험한 상황이 많았죠. 그래도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노래를 들으며 까만 밤하늘을 가득 채운 풍등은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영화 ‘라푼젤’과,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폐막식에 진행된 축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폐막식 당시 야간자율학습시간이라 학교에 있었던 저희는 폭죽 소리와 동시에 모두가 운동장으로 몰려 나왔죠.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창문의 너덜너덜한 방충망에 매달려 불꽃놀이를 감상했습니다. 행사가 학교 근처에서 열리는 덕분에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됐죠. 축제는 150만 명이라는 방문객을 기록과 동시에 막을 내렸습니다.

완벽하게 취재를 하고 싶었던 저희는 가야 문화축제가 열렸던 5일 중 4일을 다녀왔습니다. 학생이 되고 나서 시간이 없었던 저희에게 이번 일은 정말 큰 추억을 안겨줬습니다. 저희가 어릴 적의 가야문화축제는 아주 작은 규모로 시작했죠. 그러던 축제가 경남 KBS에서 찾아와 뉴스를 촬영할 정도로 큰 행사가 됐다는 사실에 감탄도 했습니다. 가야문화축제를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면 김해 줄땡기기, 청소년 비타민제, 플래시몹과 등의 활동을 사전에 신청하면 더 많은 혜택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앞으로 지역축제가 아닌 세계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더 발전해나갈 김해 가야문화축제가 기대됩니다.

글=박재진·임유진, 영상=박재진(김해여고 2)·김지현(김해여고 1) TONG청소년기자 김해여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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