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리 신임 감독님, 잘하고 있나요?

중앙일보

입력 2017.04.25 06:58

업데이트 2017.04.25 08:44

트레이 힐만 SK 감독, 김진욱 kt 감독, 장정석 넥센 감독, 김한수 삼성 감독.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팀 감독 중 새로운 신임 감독은 4명이다. 이들은 시즌 초반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 트레이 힐만 SK 감독 

트레이 힐만 SK 감독

트레이 힐만 SK 감독

▶3위(11승9패), 승률 0.550
▶팀 평균자책점 4.03(3위), 타율 0.274(7위), 34홈런(1위), 106타점(1위), 20실책(2위)
▶메이저리그 매너 + 일본식 디테일 야구= SK 승승승승승…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모두 겪어서 그런지 노련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스킨십 야구와 일본에서 배운 데이터 야구를 조화롭게 섞어 활용하는데 잘 통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스킨십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녹였다. 부진한 정의윤이 스트레스가 심하자 "나를 쳐도 좋다"고 했다. 정의윤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면서 정말 힐만 감독의 가슴을 쳤다. 힐만 감독은 씩 웃었다. 동양 문화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또 이대수 대신 박승욱을 대타로 내보내고 나서는, 이대수의 어깨를 주물러 주기도 했다. 힐만 감독의 미안함의 표시였다.

4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을 치고 힐만 SK 감독 가슴을 주먹으로 치는 정의윤. [사진 스카이스포츠 캡처]

4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을 치고 힐만 SK 감독 가슴을 주먹으로 치는 정의윤. [사진 스카이스포츠 캡처]

디테일 야구의 하이라이트는 스퀴즈 번트를 2회 연속 성공시킨 것이었다. 힐만 감독은 지난 21일 인천 두산전에서 기가 막힌 스퀴즈 번트를 2번 시도했다. 8회 말 4-4 팽팽한 상황에서 선두타자 정의윤이 볼넷을 골라내자, 대주자로 교체하지 않았다. 정의윤은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다. 그런데 이어 나온 박승욱과 나주환에게 연속 스퀴즈 번트 사인을 냈고 성공하면서 6-4로 역전했다.

◇ 김진욱 kt 감독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LG 트윈스- KT WIZ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KT 김진욱 감독이 경기 전 모자를 벗어 보이고 있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LG 트윈스- KT WIZ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KT 김진욱 감독이 경기 전 모자를 벗어 보이고 있다.

▶3위(11승9패), 승률 0.550
▶팀 평균자책점 4.32(6위), 완봉 4회(1위), 7세이브(1위), 타율 0.240(9위), 12홈런(7위), 61타점(10위)
▶커피는 김진욱 감독을 솔직하게 하고, 진심은 kt를 춤추게 한다
 (*김진욱 감독은 믹스커피 애호가다.)

최근 2시즌 연속 꼴지였던 kt는 24일 현재 11승9패로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정말 깜짝 놀랄만한 활약이다. 타격 지표는 10개 팀 중 하위권에 속한다. 그런데 마운드가 안정돼 있다. 외국인 투수 2명 피어밴드와 로치가 1,2선발로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피어밴드는 4경기에 나와 3승1패,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하고 있다. 로치는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은 2.52다.
선발진만큼이나 탄탄한 불펜진을 보여주고 있다. 7세이브 올리며 구원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재윤의 활약히 특히 눈에 띈다. 지난해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했는데 한 시즌 만에 든든한 소방수로 성장했다.
김진욱 감독은 투수진을 공들여 키우고 있다. 지난 22일 수원 한화전에서 선발 투수 정성곤이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조기 강판시키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챙긴 후, 김 감독은 "투수 운용에 실수를 했다. 정성곤은 미래 구단을 이끌어가야 할 투수다. 그래서 발전과 사기 차원에서 계속 밀어부쳤는데 팀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이겨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김 감독은 지금 당장의 승리보다 미래의 발전을 생각하고 경기를 풀어간다. 그런 김 감독의 철학에 kt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힘이 생겼다.

who+(후플러스) 커피광 두산 김진욱 감독

who+(후플러스) 커피광 두산 김진욱 감독

◇ 장정석 넥센 감독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전이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넥센 장정석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전이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넥센 장정석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9위(8승12패), 승률 0.400
▶팀 평균자책점 5.15(10위), 도루허용 19회(1위), 타율 0.287(1위), 17홈런(3위), 92타점(4위)
▶생짜 초보 감독은 열공중 "야구는 선수가 하는 거죠(?)"

넥센은 시즌 초반부터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7일 롯데전부터 12일 kt전까지 5연승, 이후 바로 13일 kt전부터 19일 SK전까지 6연패를 기록했다. 6연패를 끝내기 전, 장정석 감독은 "참 죽을 맛"이라고 했다.
외국인 투수 오설리반의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마운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외국인 타자 대니돈의 부진도 컸다. 1~2점 차 승부에서 안타를 날려줄 해결사가 없었다. 결국 오설리반과 대니돈은 2군으로 내려갔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장 감독의 이력이다. 장 감독은 코치를 거치지 않고 구단 사무를 맡는 프런트에서 곧바로 감독이 됐다. 한 마디로 정말 '생짜' 초보 감독이다. 좌충우돌하면서 배우고 깨닫는 시기일 수 있다. 장 감독 스스로도 "시즌 초반 계획을 많이 했는데,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 '어떤 포인트에서 교체를 하는가. 작전이 필요한가' 등 생각한 것들 중에서 바꾼 게 있다. 결국 내가 실력이 늘어야 한다. 코칭 스태프만 잘한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움직여줘야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포토] 이정후 '전력질주하는 바람의 손자'

[포토] 이정후 '전력질주하는 바람의 손자'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전이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넥센 허정협이 9회말 무사때 좌익수 앞 2루타를 터트리고 2루에 안착하고 있다.고척=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3.31/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전이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넥센 허정협이 9회말 무사때 좌익수 앞 2루타를 터트리고 2루에 안착하고 있다.고척=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3.31/

그래도 올해 걸출한 신인이 나온 건 고무적이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인 외야수 이정후는 지난 2월 고교를 졸업한 신인이다. 그런데 타율 0.295, 2홈런, 9타점, 15득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육성선수 출신 외야수 허정협도 타율 0.347, 5홈런, 13타점, 13득점으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김한수 삼성 감독

[포토]김한수 감독, 목이 타네

[포토]김한수 감독, 목이 타네

▶10위(3승2무15패), 승률 0.167
▶팀평균자책점 4.64(9위), 타율 0.237(10위), 14홈런(6위), 68타점(9위)
▶'소리없이 강한 남자'였는데… '소리없이 약한 남자'로

전통의 강호 삼성의 성적표라 하기에는 초라하다. 9위 넥센과의 승차가 4경기 차가 나는 10위다. 삼성은 올해도 외인 농사가 흉작이다.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앤서니 레나도는 부상으로 아직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4번타자 역할을 해줘야 할 다린 러프가 타율 0.150으로 부진을 보이면서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페트릭이 5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62로 잘 던졌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3패에 그치고 있다.

국내 선수들도 부진하다. 중심타선 구자욱(타율 0.269)과 이승엽(타율 0.244)의 타율이 2할 중반대다. 그나마 김헌곤과 조동찬이 3할대지만 득점권에서 잠잠하니 점수가 안 난다.  설상가상 올해 자유계약(FA)으로 LG에서 삼성으로 온 잠수함 투수 우규민은 지난 19일 두산전에서 에반스의 타구에 어깨를 다쳤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보호 차원에서 다음 날 1군에서 말소됐다. 우규민은 4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평균자책점 3.15로 호투했지만 현재 무승이다.

김한수 감독은 시즌 전 '육성'을 목표로 두겠다고 했다. 삼성은 최근 몇 년 사이 박석민(NC), 차우찬(LG), 최형우(KIA) 등 투타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나가면서 유망주들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넥센처럼 시즌 초반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는 신예가 없다. 투수 최충연, 최지광 등이 잘해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한수 감독은 늘 신중한 행동과 말로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불렸는데, 프로 감독 데뷔 첫 해는 '소리 없이 약한 남자'가 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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