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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동물과 함께 힐링하는 시간, 더 뜻 깊게 만들어 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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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에서는 미래에 주목받을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는 '미래형 신직업'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소개할 신직업은 ‘동물매개 아동 지도사’입니다. 동물을 매개로 아동의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발달을 촉진하는 아동 지도 전문가입니다. 직업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동물매개 활동을 통해 어떤 점을 느낄 수 있는지 경험해보기 위해 학생기자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동행취재=오준석(서울 한영중 1)·김서영(서울 신길초 6) 학생기자
도움말=박영선 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 참고 도서=『반려동물 매개치료』『미래형 신직업군 총서』

동물매개 활동의 일환으로 강아지 옷 만들기를 함께한 박영선 반려동물매개 심리상담사와 김서영·오준석 학생기자(왼쪽부터). 오늘의 주인공 송이는 오 학생기자 품에 안겼다.

동물매개 활동의 일환으로 강아지 옷 만들기를 함께한 박영선 반려동물매개 심리상담사와 김서영·오준석 학생기자(왼쪽부터). 오늘의 주인공 송이는 오 학생기자 품에 안겼다.

지난 14일 학생기자들은 ‘동물매개 아동 지도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호서동물매개치료센터를 방문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동물 친구들의 향긋한(?) 냄새가 은은하게 피어오르고 '멍멍' 짓는 강아지 소리 사이로 박영선 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심쿵할 정도로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말이죠. 평소 강아지를 좋아한다는 학생기자들의 눈에 하트 표시가 떠올랐습니다.

귀여운 강아지의 이름은 꽃송이. 일명 송이입니다. 하얀 꽃이 펑펑 피는 것처럼 탐스러운 털을 가지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죠. 상담사 선생님과 같이 사는 반려견입니다. 송이의 엄마는 포메라니안, 아빠는 스피츠 종입니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매력을 갖게 됐죠. 어려 보이지만 벌써 여덟 살. 사람으로 따지면 거의 할머니 나이랍니다. 참 동안이죠?

책상 위에는 또 다른 친구, 기니피그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송이에게 정신이 팔려 뒤늦게 발견했죠. 쉴 새 없이 밥을 먹고 있는 기니피그의 이름은 뚱이. 어찌나 얌전한지 낯선 사람이 와도 도망가거나 피하지 않았어요. 뚱이는 매개 활동을 한 지 오래돼서 집 밖에 나와도 도망가지 않고 사람을 피하지도 않는다고 해요. 하지만 집중력이 15분밖에 안 돼 주요 상담사 역할은 하지 못한다고 해요.

애견디자이너 되어보기

강이지 옷을 만들기 위해 펠트지를 오리고 있는 오준석 학생기자.

강이지 옷을 만들기 위해 펠트지를 오리고 있는 오준석 학생기자.

김서영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옷을 송이에게 입혀주고 있다.

김서영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옷을 송이에게 입혀주고 있다.

동물 친구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학생기자들은 애견의상디자이너로 변신할겁니다. 대부분 강아지는 추워서 옷을 입는데, 흰 강아지는 햇빛에 피부가 타 여름에도 옷을 입는다고 해요. 그래서 흰 강아지인 송이를 위해 펠트지로 옷을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두 학생기자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송이의 옷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색 조합도 신경 쓰고 어떤 장식을 달아야 할지 고심 끝에 완성해나갔죠. 이제 송이에게 직접 옷을 입혀볼차례입니다. 눈치 빠른 송이는 방석에서 벌떡 일어나 옷 앞으로 다가와 줬어요. 자기를 위해 만들어주는 걸 알았던 모양입니다.

비글을 키우고 있는 오준석 학생기자는 섬세한 감각이 돋보였는데요. 블링블링한 장식으로 송이를 이집트 왕족으로 변신시켜줬어요.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 김서영 학생기자는 리본을 포인트 장식으로 선택해 분홍 옷에 잘 매치해줬죠. 하얀 털을 가진 송이에게 딱 어울렸어요.

그런데, 강아지 옷을 만들어주는 활동이 동물매개 아동 지도사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동물매개활동은 동물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 신체적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박영선 상담사는 "직접 만든 옷을 반려견에게 입혀주면서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며 "누구한테 돌봄을 받아왔던 아동들이 동물을 직접 돌봐주면서 자존감, 자신감도 많이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어요. 얼떨결에 애견디자이너가 되어본 학생기자들은 누군가를 위해 옷을 만들어주는 경험이 보람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았죠.  

정상윤 사육사(맨 왼쪽)로부터 청금강앵무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학생기자들.   

정상윤 사육사(맨 왼쪽)로부터 청금강앵무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학생기자들.

잠시 쉬는 시간, 특별한 동물들도 만나봤어요. 호서전문학교에는 애완동물관리과를 위한 북극여우, 설카타 육지거북이, 뱀 등의 특수동물들도 있었는데요. 학생기자들을 위해 특별히 공개해 주셨습니다. 정상윤 사육사가 직접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특히 청금강앵무는 멋진 날개를 뽐내고, 자리 이동 등의 묘기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박영선 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 미니 인터뷰
동물 구경이 끝나고 박영선 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에게 직업에 대한 궁금증과 동물매개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아동들을 상대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흔히 만져주기, 간식 주기, 목욕시키기, 산책하기 이런 것들을 생각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상담 시간 동안 계속 동물을 만지고 귀찮게 하면 스트레스 받겠죠. 그래서 간식 만들어주기, 옷 만들어주기 같이 동물을 위한 활동을 해요. 또는 강아지와 산책할 때 필요한 에티켓. 매너 등을 학습하고 그 후에 동물들과 같이 진행을 합니다. 동물은 그냥 옆에 있기만 해도 귀엽고 힘이 되는 존재죠. 상담사와 아동이 서로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죠.”

-동물매개활동, 교육이 아동에게 어떤 면에서 좋은 건가요.
“생명경시풍조라거나 생명을 소홀히 하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길고양이한테 밥을 주는 아주머니한테 벽돌을 던졌던 캣맘 사건이라던가 예전엔 햄스터를 믹서기에 가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죠. 어렸을 때부터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커서도 그 마음이 이어집니다. 단순히 생명은 소중해요, 생명을 사랑해야지 이렇게 얘기하면 머리로는 이해가 돼도 가슴으로는 와 닿지 않을 수가 있어요.한번 동물에게 애정을 가진 후 생명 문제를 접하게 되면 훨씬 더 깊게 공감을 하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더 크게 이해할 수 있어요.”

-상담을 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장애인 아동을 맡아서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 밖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짓궂은 아동들은 장애를 가진 친구를 보살펴주기보다는 놀리고 같이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비장애인 아동이 다가와서 ‘와~ 멍멍이다 뭐 해요?’ 이런 식으로 반가워했어요. 처음엔 장애인 아동이 놀라면서 불안해했는데 직접 동물 친구를 소개해주라고 했죠. 제가 개입을 하지 않아도 두 친구가 강아지를 매개로 30분 정도 어울려서 놀았어요. 장애가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는 그냥 가지고 있는 특성 중 하나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때 굉장히 보람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구에게 이 직업이 잘 맞을까요.
“아동 심리학이나 발달 심리학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아동을 사랑하고 아동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며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활동할 수 있죠. 물론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의 특성도 잘 이해해야 갰죠.”

호서동물매개치료센터
사람과 반려동물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인간의 사회적, 정서적, 신체적 재활을 돕는 동물매개치료와 올바른 반려동물문화, 생명 감수성을 발달시키는 동물매개교육을 실시하는 전문기관이다.

[학생기자 후기]
오준석(서울 한영중 1)“일단은 제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를 대상으로 매개활동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송이가 귀여워서 너무 행복했고,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힐링한 기분이에요.”
김서영(서울 신길초 6)“동물매개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알게 됐고, 이런 직업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무엇보다 동물로 교육을 할 수 있고 심리치료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동물매개 아동 지도사란?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고,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 이들을 이해하는 시각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동물매개 아동지도의 수요가 늘어날 거라 전망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동물매개 아동 지도사는 동물을 매개로 하는 아동 상담을 진행합니다.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아동의 심리적·정서적 문제행동에 대한 '치료' 대신 '예방'을 전제로 소통하는 것이죠. 최근에는 보육과 돌봄 서비스가 융합된 전문 케어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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