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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삼성동 팔고 내곡동 새 집 매입...40억 자금 여유 생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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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구입한 내곡동 자택. 구입가격은 28억원이다. 김준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구입한 내곡동 자택. 구입가격은 28억원이다. 김준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팔고 서초구 내곡동에 새 집을 산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삼성동 집을 67억5000만원에 집을 팔고 내곡동 집은 28억원에 사 박 전 대통령은 약 40억원의 여유 자금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내곡동 집은 비워진 상태이며 삼성동 자택에 있는 이삿짐은 오늘 29일쯤 내곡동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곡동 자택 매매계약이 이뤄진 날은 박 전 대통령 구속 18일 전인 지난달 13일이었다.

◇유명 디자이너·여배우 모녀 살던 2층 주택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새 집은 2008년 지어진 2층짜리 단독주택이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 부지 매입 논란이 있었던 곳과 직선 거리로 360m 떨어져 있다. 대지면적은 406㎡(122평), 1층은 153㎡(46평) 규모다. 2층은 최근 증축을 해 160㎡(48평) 규모다. 257㎡(77평) 크기의 지하실도 갖추고 있다. 전체적인 규모는 삼성동 집과 비슷한 수준이다.
 거래 가격은 28억원은 시세보다 높은 편이라는 게 주민들의 반응이다. 해당 주택이 지난해 매물로 나왔을 때 매도 호가가 25억원이었다고 한다. 부동산 중개업자 김모(55)씨는 “시세보다 3억원이나 비싸게 부동산을 끼지 않고 직거래를 했다. 급히 거래하느라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시스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억원에 내곡동 자택을 구매한 흔적이 남아있다. [실거래가 조회시스템 캡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시스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억원에 내곡동 자택을 구매한 흔적이 남아있다. [실거래가 조회시스템 캡처]


박 전 대통령에게 이 집을 판 건 디자이너 이승진씨다. 이씨는 영화배우인 딸 신소미(42)씨와 함께 살다 보름 전쯤 이사를 했다고 한다. 동네 주민 A씨는 “한 달 전부터 남자 3명이 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집 팔 생각 없냐. 우리 고객이 이 집을 꼭 원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사온다는 사실은 보도를 보고 았았다. 처음에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있는 걸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동네 부동산업자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사들인 집 바로 옆 집이 경호동으로 쓰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두 집이 담만 허물면 바로 오갈 수 있는 구조라서다. 360㎡(109평) 옆 집 역시 19억4400만원에 매물로 나온 집이다. 매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집주인 B씨에게 이에 대해 물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 경호동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주택. 담장 너머로 박 전 대통령이 구입한 집이 보인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살고 있다. 김준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 경호동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주택. 담장 너머로 박 전 대통령이 구입한 집이 보인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살고 있다. 김준영 기자

주민들 반응은 정치적인 성향과 맞물려 엇갈렸다. 50년 이상 이 동네에 살았다는 안민선(76)씨는 “대통령 오는 거 환영한다. 탄핵 뒤에 삼성동 자택에 바로 쫓겨갈때 너무 안타까웠다. 우리가 반갑게 맞아줘야지. 태극기집회가 오면 환영할거고 반대세력 오면 다 쫓아낼거다”고 말했다. 17년째 거주 중인 조유정(69)씨는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이미 등기까지 다 넘어갔다는데 이제 뭐 어쩌겠나. 시끄러워지는건 기정 사실이고 참아야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주민 김모씨는 “아이고, 이제 이 동네 시끄러워지게 생겼네. 못 살겠네. 못 살겠어”라고 했다.

◇삼성동 집은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구입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씨에게서 지난해 12월 매입한 경기도 연천의 허브빌리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씨에게서 지난해 12월 매입한 경기도 연천의허브빌리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구속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이 머물던 삼성동 집은 홍성열(62)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67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홍 회장은 집을 사들이면서 취득세 2억3600만원을 냈다고 한다. 홍성열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강남 쪽의 주택을 알아보다가 박 전 대통령의 집이 급매로 나왔다고 해서 사게 됐다. 부담스러워서 되판다거나 박지만씨와 친분이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1980년 의류업체 마리오상사를 설립한 사업가로 2001년 서울 가산동 인근 부동산을 매입해 의류 유통매장 마리오아울렛을 열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58)씨 소유였던 경기도 연천의 ‘허브빌리지’를 매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영익·김준영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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