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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참을 수 없는 유혹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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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Why? '마시멜로 이야기'는 지난해 11월 출간 때만 해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평이한 주제와 밋밋한 이야기 탓이었을까? 출판사 측도 "간결한 플롯과 메시지가 좀 익숙하다는 점을 걱정했다"고 털어놓는다. 과도한 선인세 지급으로 국내 출판시장을 어지럽혔다는 곱지않은 시선도 사실 없지 않다. 어쨌거나 현재 상황은 사뭇 다르다. 8주 연속 베스트셀러(한국출판인회의 선정) 1위, 판매 부수 35만부…. 처음엔 20대에게 어필했으나 현재는 50,60대 장년층이 책을 구입해 자녀들 선물로 준다는 분석도 있다.

흡사 적은 제작비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왕의 남자'와도 닮은꼴인 이 책의 주제는 단순하다. 성공하고 싶으면 현재의 유혹을 참아내라는 것이다. '달콤한 마시멜로'란 바로 현재의 유혹을 상징한다. 그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그리고 경쾌하게 풀어간 게 독자 마음을 움직였다.

저자는 게다가 한 발 나아가 "현재의 유혹을 참는 것은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다. 성공한 이들의 밝은 표정에서 그걸 알 수 있다"고 역설한다.

뻔하디 뻔한,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나올 법한 이런 이야기가 '광풍'처럼 휘몰아 친다는 건 어찌보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공 신화, 1등 신화 집착을 반영하는 게 아닐까. 요즘 경제.경영서의 컨셉트가 대충 그쪽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보통 사람들에겐 장황하거나 정확한 분석보단 분명한 성공이 더 절실한 법. 이 책은 이토록 인내를 강조하고 있으나,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성공에 꽂혀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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