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과거 자전적 에세이에서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를 모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돼 논란인 가운데, 홍 후보는 20일 침묵으로 일관했다. 홍 후보는 이날 일정 일부를 취소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에서 유세를 마친 후 '저서에 담긴 내용에 관해 논란 있는데, 알고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 홍 후보는 이날 유세를 마치고 수원의 지동시장을 방문해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홍 후보는 수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은 홍 후보가 옛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지난 2005년 집필한 '나 돌아가고 싶다(행복한 집)' 에세이집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에세이집은 홍 후보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고학을 한 이야기, 아내를 만난 이야기, 아버지로서의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청년 시절을 기술한 '5. 꿈꾸는 로맨티스트 : 음울함과 우울함으로 점철된 나의 청년기'에 포함된 '돼지 흥분제 이야기' 대목이다.
이 대목에서 홍 후보는 당시 한 친구를 거론하며 "곧 가정과와 인천 월미도에 야유회를 가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고 했다"라고 썼다.
이어서 홍 후보는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라고 쓰기도 했다. 책은 당시 홍 후보의 친구가 한 말을 전하며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그 여학생 모르게 생맥주에 흥분제를 타고 먹이는데 성공하여 쓰러진 그 여학생을 여관까지 데리고 가기는 했는데 막상 옷을 벗기려고 하니 깨어나서 할퀴고 물어뜯어 실패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 흥분제가 진짜였다면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친구의 주장이었다."
홍 후보는 에세이 끝에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썼다.
홍 후보 캠프는 이날 "대응 방안을 논의 한 후 최대한 빨리 입장을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캠프 내부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