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박근혜에 대해 의리와 신의 지키고 존경했다"…"저는 실세 아닌 허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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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소되는 17일 최순실씨가 자신의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을 존경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최씨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어려울 때부터 도움을 줬다는데 어떤 도움을 줬냐”고 묻자 최씨는 “몇 십 년의 세월을 여기서 다 말 할 순 없고 저는 의리와 신의를 지켰고 그분을 존경했다”고 말했다.“박 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옆에 있어줬다고 진술했는데 맞냐”는 질문에는 “항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항상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최씨는 “미르재단은 전부 차은택씨의 사람들로 이뤄져 있었고, 에꼴페랑디 등 사업들도 차씨가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서도 “고영태씨와 그 지인들이 다 실세 역할을 했고 저는 허세일 뿐이었다”며 “차씨나 고씨나 똑같은 사람이다. 두 사람을 대통령 측근에 두지 않았다면 오늘날 같은 일이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최씨는 수의가 아닌 검은색 롱자켓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평소에도 재판에 나온 증인들에게 질문을 하던 최씨였지만 이날은 더 날카로운 목소리로 검찰의 질문에 응했다. 최씨는 ”검찰이 강압수사를 했다“ ”증거가 있으면 먼저 대고 얘기하라“는 등 검찰을 공격하는 발언도 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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