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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영남에서 동남풍 불 것” 劉 “나와 진보 후보 맞대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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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호 06면

[대선 D-23] 후보 등록 첫날부터 신경전

19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5일 주요 후보들이 일제히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시작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직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했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리인을 통해 등록을 마쳤다.

문재인 “진정한 정권교체” 출사표 #안철수 의원직 사퇴 “반드시 승리” #심상정 “거침없는 개혁” 한 표 호소

문 후보는 안규백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보내 후보자 등록을 했다. 문 후보 측 윤관석 공보단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제는 마음을 더하고 뜻을 모을 때”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그 누구든 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단장은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문 후보도 이날 오후 산악인들과 만남의 자리에서 “우리 국민은 지금 절박한 마음으로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다”며 “그 염원을 잘 담아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정의를 바로 세우고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선관위에 후보 등록서류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위해 반드시 이기겠다. 국민과 함께 승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오늘 등록과 함께 국회의원직도 내려놓겠다”며 “이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제 의지를 보여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선관위를 찾은 데 대해서도 “지난해 총선 때도 제가 직접 등록했다. 제 선거는 제가 등록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SBS와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TV토론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문재인 후보(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3일 SBS와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TV토론에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문재인 후보(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런 가운데 두 후보 측은 후보 등록일에도 거센 공방을 주고받았다. 대선후보 합동 TV토론 방식과 관련해 문 후보가 스탠딩 자유토론을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다.

김유정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김 대변인은 “2시간 서서 버틸 체력도 없다니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총을 들고 싸운다던 문 후보가 과연 총을 들 수는 있겠느냐”며 “히말라야 트레킹도 다녀왔다는데 숙소에서 잠만 자고 왔던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스탠딩 토론을 건강 때문에 거부한다면 지난 수차례 토론에서 상대 후보는 물론 자신의 이름마저 헷갈렸던 문 후보의 모습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스탠딩 토론의 취지가 100% 살아나려면 완전한 자유토론 형식이어야 하는데 일정 시간 특정 후보와 질의응답만 주고받는 ‘칸막이 토론’이란 점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며 “이를 침소봉대하는 것 자체가 악의적인 네거티브”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도 ‘앉아서 하든 서서 하든 무슨 상관이냐. 정 그렇다면 그냥 서서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박 공보단장은 “문 후보는 평소에도 북한산을 뒷산 다니듯 하는 사람”이라며 “건강 관리도 꾸준히 해 왔고 최근엔 23개 언론사와 9시간 릴레이 인터뷰를 하는 전무후무한 일정도 무난히 소화했다”고 일축했다.

홍 후보를 대신해 후보 등록을 한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은 “우리 후보는 민주노총·전교조와 맞싸워 이겼고 검사 때는 깡패도 잡고 상사도 구속시킨 용기 있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용기와 결단, 경륜이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난국을 해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남·충청 연대론으로 싸울 것이며 동남풍을 불게 해서 충청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도 이날 부산·울산을 찾아 “동남풍이 불면 대선 풍향계가 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박지원 국민의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대북송금 의혹을 재차 언급하며 안 후보를 ‘허수아비’라고 몰아세웠다. 홍 후보는 “보수 우파들이 좌파 1중대가 두려우니까 박 위원장이 장악하고 있는 좌파 2중대 정당으로 옮겨 가는 것은 비겁한 투표이자 비겁한 선택일 뿐”이라며 각을 세웠다.

유 후보도 직접 후보 등록을 마치며 대선 완주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론을 강하게 반박했다. 유 후보는 “사퇴는 없다. 사퇴 얘기를 할 거면 실명을 대고 떳떳하게 하라”며 “자격 없는 홍 후보와의 단일화는 바른정당의 존재 이유와 내가 정치하는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20여 일 남은 기간에 어떤 변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진보 후보 두 사람에게 몰려 있는 여론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며 “보수의 대표인 저와 진보 후보 중 한 사람의 대결로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세월호 참사 1, 2주기 때 모두 현장에 갔다”며 “유가족 측 반대가 없다면 3주기인 16일에도 당연히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이혁재 정의당 사무총장을 보내 후보 등록을 한 심 후보도 촛불집회가 열렸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심 후보는 1600만 개 촛불이 타올랐던 이곳에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 촛불혁명 승리를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안 후보는 개혁의 방향을 잃었고, 문 후보는 개혁의지가 불투명하다며 두 후보를 동시에 비판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거침없는 개혁으로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없는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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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 기자, 나영인·조수영 인턴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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