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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의 메시' 정승환 결승골, 아이스슬레지하키 개막전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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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 정승환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 정승환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에이스다웠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개막전에서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31·강원도청)의 활약을 앞세워 첫 승을 올렸다.

한국은 12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A풀 예선 1차전에서 독일에 2-1로 이겼다. 독일은 2년 전 대회 6위에 올랐고, 한국은 B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승격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5위 이내 입상해 2018 평창패럴림픽 출전권 확보를 노리는 대표팀은 순조롭게 출발했다.

정승환의 활약이 눈부셨다. 정승환은 2014 소치패럴림픽 당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소식지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슬레지하키 선수'로 소개됐다. 2009년 체코 세계선수권(A풀), 2012년 노르웨이 세계선수권(A풀), 2015년 스웨덴 세계선수권(B풀)에서도 공격수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1m67㎝·53㎏의 작은 체구지만 재빠른 움직임이 그의 강점이다.

2피리어드 중반 한국은 최광혁(강원도청)이 2분간 퇴장당해 맞은 파워플레이 상황을 잘 넘겼다. 정승환은 퍽을 가로채 단독드리블해 골키퍼와 1대1로 맞섰다. 골대를 뒤로 돈 정승환은 파고드는 이종경(강원도청)에게 패스했고, 이종경이 재치있게 골망을 흔들었다. 2피리어드를 1-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3피리어드 시작과 동시에 독일의 팝스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해결사는 정승환이었다. 정승환은 경기 종료 3분 13초를 남기고 장종호(강원도청)의 패스를 받아 스냅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팀내에서 가장 긴 24분34초를 뛴 정승환은 경기 MVP로 선정됐다. 하키센터에는 승리 팀의 국가가 울리는 규정에 따라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2014.03.30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 LG트윈스>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LG전에서 아이스 슬래지 국가대표 정승환이 멋진 자세로 시구를 하고 있다.

2014.03.30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 lg트윈스>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LG전에서 아이스 슬래지 국가대표 정승환이 멋진 자세로 시구를 하고 있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하반신 장애와 발목 이하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으로 아이스하키와 비슷하다. 일반 아이스하키와 같은 보호 장비를 사용하며 스케이트 대신 양날이 달린 썰매(슬레지)를 사용한다. 썰매 높이는 양날 사이로 퍽이 통과할 수 있는 높이다. 스틱 한쪽 끝에는 썰매의 추진을 위한 날카로운 픽이, 다른 한쪽에는 퍽을 칠 수 있는 블레이드가 달린 폴이 있다. 픽으로 얼음을 박차고 달린 뒤 퍽을 때린다. 5살 때 사고로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정승환은 2006년 슬레지하키를 접했다. 부모의 만류에도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는 예선 리그전을 거친 후 20일에 순위결정전(1-2위, 3-4위, 5-6위)이 펼쳐진다. 대한민국은 7개 팀 중 5위까지 주어지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출전권 자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14일 노르웨이와 2차전을 치른다. 노르웨이는 2015년 대회에서 4위에 올랐다. 입장권 없이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으며 모든 경기는 유튜브, 세계 장애인 아이스하키 페이스북, 네이버 등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IPC에서 모든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에 게재하며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페이스북에서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대회 관련 정보는 테스트이벤트 공식 홈페이지인 ‘헬로 평창’ 사이트에서 제공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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