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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득점이지만 '악착같은 수비'로 더 빛났던 캡틴 양희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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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모비스 함지훈을 수비하는 KGC인삼공사 포워드 양희종(왼쪽). [사진 KBL]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모비스 함지훈을 수비하는 KGC인삼공사 포워드 양희종(왼쪽). [사진 KBL]

10일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홈팀 KGC인삼공사의 주장 양희종(33·1m94cm)은 쑥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0득점·4리바운드·4어시스트. 그런데도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양희종의 활약이 있었기에 승리(90-82)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희종은 이날 수비에서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상대 공격 때 맨앞에 나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볼 배급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데이비드 사이먼(2m3cm)과 협업수비로 모비스의 주득점원인 네이트 밀러(1m87cm)를 귀찭게 했다. 6강 PO에서 평균 24점을 넣었던 밀러는 양희종의 수비에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고, 결국 13득점에 그쳤다. 팀 동료 사이먼(33점), 이정현(22점), 키퍼 사익스(15점), 오세근(13점)이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사이, 양희종은 견실한 수비로 팀 승리을 지켜나갔다.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모비스 네이트 밀러(가운데)를 막기 위해 오세근(왼쪽)과 협력수비하는 양희종(오른쪽). [사진 KBL]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모비스 네이트 밀러(가운데)를 막기 위해 오세근(왼쪽)과 협력수비하는 양희종(오른쪽). [사진 KBL]

사실 양희종의 수비력은 국내 정상급이다. 2013~14시즌엔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고, 2014~15 즌과 올 시즌엔 수비 5걸에 뽑혔다. 대학(연세대) 시절엔 가능성 있는 슈터였지만 2007년 안양 KT&G(KGC인삼공사 전신)에 입단한 뒤 수비력을 자신의 경쟁포인트로 삼았다. 양희종은 "수비하는 게 공격보다 두 배 이상 힘들다. 그래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숨은 공신' #모비스 주득점원 밀러 13득점에 묶어 #"수비 없이 이길 수 없다" 투혼 불살라

몸싸움이 많다보니 부상도 잦다. 지난 시즌까지 큰 부상만 꼽아봐도 10여 차례다. 올 시즌에도 지난해 12월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돼 5주 가량 뛰지 못했다. 양희종은 "대충대충 하지 못하는 스타일인데다, 내가 악착같이 해야 동료들도 자극받을 것 같아 더 뛴다"며 "수비 없이는 이길 수 없다. 내가 뛰는 자리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안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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