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선 앞, 북 도발 가능성 큰 시점에 온 우다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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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이 10일 외교부 청사에서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났다. [김춘식 기자]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이 10일 외교부 청사에서 우다웨이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났다. [김춘식 기자]

10일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한은 한반도 ‘4월 위기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한국은 조기 대선 정국이고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북핵 관련 중국 압박도 거세지는 시점이다.

북에 “상황 악화 말라” 경고 메시지 #한·미·일 대중 견제도 막아보려는 듯

우 대표는 미·중 정상회담 종료 3일 만인 이날 방한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면담하고 북핵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논의했다.

외교가 소식통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북한에 영향력을 더 적극적으로 행사하라고 압박했고, 펜스 부통령을 아시아에 보내(16~18일) 한·미·일 공조에 드라이브를 걸려 하고 있다”며 “우 대표가 이 시점에 한국을 찾아 직접 중국의 입장을 제대로 알리고 한·미·일의 대중 견제 구도가 확고해지는 걸 막아 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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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대표는 지난해에도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한국을 찾았다. 3월 2일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한 날이다. 중국 측의 노력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우 대표의 방한은 4월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대북 직간접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김홍균 본부장도 “북한이 4월의 주요 계기일에 전략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우 대표의 방한이 북한에 대한 경고메시지 차원에서 상당히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평소 언론과 접촉을 잘하는 우 대표는 이날은 말을 아꼈다. 기자들이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謝謝(고맙습니다). ?有(할말 없습니다)”라고만 하고 자리를 떴다.

나가미네 대사는 임성남 차관 만나

이날 오후 나가미네 주한 일 대사도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면담했다. 양측은 소녀상 이견을 재확인했지만 나가미네 는 만남 뒤 “북한 문제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한 ·일 은 제대로 연계·협력할 필요가 있다”고만 하고 위안부 합의 등은 언급하진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 한반도 정세가 긴박해지면서 갈등을 부각하기보단 한·미·일 안보공조를 강조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현·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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