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수직 증축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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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72단 256Gb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72단 256Gb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진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평면에 늘리는데 한계에 봉착하자 세로로 쌓는 3차원(3D) 기술로 용량을 늘려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48단이 최고였다. 10일 이 회사가 발표한 기술은 이 셀을 72단까지 쌓아 올리는 것이다. 이 기술로 256Gb(기가비트) 용량을 구현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했다.

세계 첫 72층 적층 낸드플래시 개발 #256Gb 칩으로 32기가 저장 용량 #3D 기술, 삼성과 기술 격차 좁혀

SK하이닉스 홍보실의 손경배 수석은 “셀을 72층으로 쌓아 올리고, 이렇게 쌓은 셀 덩어리 약 40억 개를 10원짜리 동전 면적에 구현한 것”이라며 “하반기에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삼성전자가 64단으로 쌓아 256Gb 낸드플래시를 양산했으나 72단 적층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4세대 제품인 64단 적층을 지난해 말 양산하기 시작했으나 하이닉스가 72단을 올 하반기 찍어내기 시작하면 두 회사 간 3D 낸드플래시 기술 격차는 1년 이내로 좁혀진다.

256Gb 낸드는 칩(Chip) 하나 만으로도 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다. 데이터 저장 단위로는 ‘비트(bit)’와 ‘바이트(byte)’가 있는데 ‘8비트=1바이트’에 해당한다. 32기가바이트 용량 스마트폰에 256기가비트 낸드플래시 칩 한 개만 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또한 “기존 양산 설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현재 양산 중인 48단 제품보다 생산성이 30% 좋아졌다”고 밝혔다. 또 칩 내부에 고속 회로 설계를 적용해 작동 속도를 2배 높이고 읽기와 쓰기 성능도 20%가량 끌어올렸다.

3D 낸드는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덕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465억 달러, 2021년엔 565억 달러(약 64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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