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72단 적층 256Gb 낸드플래시 업계 최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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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평면에 늘리는데 한계에 봉착하자 세로로 쌓는 3차원(3D) 기술을 개발해 용량을 늘려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48단이 최고였다. 10일 이 회사가 발표한 기술은 이 셀을 72단까지 쌓아올리는 것이다. 이 기술로 256Gb(기가비트) 용량을 구현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한 것이다. 

업계 최초 72층 낸드플래시 성공 #삼성전자와 기술격차 1년으로 좁혀 #

SK하이닉스 홍보실의 손경배 수석은 "이번 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인 셀을 72층으로 쌓아올리고, 이렇게 쌓은 셀 덩어리 약 40억 개를 10원짜리 동전 면적에 구현한 것"이라며 "하반기에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삼성전자가 64단으로 쌓아 256Gb를 구현한 낸드플래시를 양산했으나 72단 적층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세대(36단 적층) 제품을 2014년 5월 양산하기 시작했고, 하이닉스는 같은 세대 제품을 2016년 2분기에 양산했다.  삼성전자가 4세대 제품인 64단 적층을 지난해 말 양산하기 시작했으나 하이닉스가 72단을 올 하반기 찍어내기 시작하면 두 회사 간 3D 낸드플래시 기술 격차는 1년 이내로 좁혀지게 된다.

256Gb 낸드는 칩(Chip) 하나만으로도 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다. 데이터 저장 단위로는 '비트(bit)'와 '바이트(byte)'가 있는데 '8비트=1바이트'에 해당한다. 반도체 회사에서는 비트 단위로 부품을 생산하지만 모바일기기나 PC 등 제조업체에서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바이트 단위로 제품 용량을 발표한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56기가비트는 8로 나누면 32기가바이트에 해당한다. 32기가바이트 용량의 스마트폰에는 256기가비트 낸드플래시 반도체가 한 개만 들어가면 된다. 면적과 두께를 덜 차지하고도 고용량이 구현되는 것이다.

72층 256기가비트를 구현하면서 생산성과 성능도 동시에 향상됐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양산 설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현재 양산 중인 48단 제품보다 생산성이 30%좋아졌다"고 밝혔다. 또 칩 내부에 고속 회로 설계를 적용해 작동 속도를 2배 높이고 읽기와 쓰기 성능도 20% 가량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신제품을 SSD(Solid State Drive)와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용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김종호 마케팅본부장은 "고성능, 저전력 구현이 가능해 3D 낸드 기반 솔루션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3D 낸드는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465억 달러, 2021년에는 56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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