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찰 고위간부, 檢 겨냥 “저급한 언론플레이로 여론 호도”

중앙일보

입력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중앙포토]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중앙포토]

현직 경찰 고위간부가 검찰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경찰 간부들에 대한 검찰의 연이은 수사가 수사구조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언론플레이라는 것이다.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경무관)은 7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검찰은 저급한 언론플레이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술책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글에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황 경무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경찰 간부에 대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이 맞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총경급 경찰 간부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광주지검 특수부가 지난달 23일 전남지역의 한 경찰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서울의 한 경찰서장 A씨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서장 직위를 유지한 채 수사를 받는 건 조직에 누를 끼치는 일”이라며 자진 사임했다. 

서울 서부지검 수사과정에서 부하직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계급 강등 조치를 당한 김경원 전 용산경찰서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5일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경찰청 감찰과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서류를 전달 받았다.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황운하 단장은 이와 같은 수사가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 “경찰의 부패비리에 검찰이 단호하게 처리하는 것에 얼마든지 찬성한다”면서도 “검은 속내가 뻔히 들여다보인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검찰개혁을 스스로 시대적 과제로 등장시켜놓은 검찰이 이제는 거세게 밀려오는 개혁의 파고를 피해보려 또 수사권을 남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찰 수사가 검찰에 의해 방해받았다는 점도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경찰이 수사하던 검찰수사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이 반려한 사실을 언급하며 “사실상 사건을 가로채갔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찰이 검사 계좌를 볼 수 있도록 검찰이 막지 않는다면 경찰 비리 수십배에 달하는 검찰 비리가 발견될 것”이라 말했다.

황 단장은 “검찰의 위기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치졸하다. 더러운 전쟁으로 몰아가면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