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군수, 기업인에 10억 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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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김병목 군수가 지난해 10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전 당시 홍보비 등 필요 경비 조달을 위해 서울의 한 건설업체 대표에게 '나중에 갚겠다'는 확약서를 써 주고 10억원을 빌린 것으로 8일 밝혀졌다. 자치단체장이 필요 예산을 개인의 돈을 빌려 해결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건설업체 대표 김모씨가 돈의 상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김씨는 "군수가 확약서를 써 준 만큼 영덕군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영덕군의 예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검토 중이다.

문제의 10억원은 국책사업영덕추진위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당시 영덕군의 예산이 바닥난 상태에서 김씨가 지원을 제안해 와 확약서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김씨의 지원금을 포함해 총 23억원을 방폐장 유치 홍보에 사용했다며 산업자원부에 보전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이 돈은 영덕군이 쓴 것이 아니라 유치단체가 대부분 사용한 만큼 영덕군이 신청한 돈을 모두 지원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덕=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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