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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인프라 천지개벽한 동해안 일대, 바닷가 아파트 웃돈 1억에도 매물 ‘0’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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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바닷가 인근에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29층 아파트. [박진호 기자]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바닷가 인근에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29층 아파트. [박진호 기자]

강원 속초에 사는 이모(35)씨는 최근 새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놀랐다. 이씨는 내년도 입주 예정인 아파트 값을 물었는데 “바다가 보이는 고층은 프리미엄이 1억원이 넘는데 집을 내놓는 사람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씨는 “강원 지역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1억원이 붙은 건 처음”이라며 “기존 아파트값도 5000만~6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고속도 등 잇단 건설로 부동산 들썩 #외지인 몰리며 거래 늘고 땅값 상승 #속초 분양가 2년 새 20%이상 치솟아 #6월 동서고속도 개통, 투자열풍 예고

이 부동산 관계자는 또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를 산 사람 중 80%가 수도권 사람이다. 길게 봤을 때 투자가치가 크고 세컨드하우스로도 활용할 수 있어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동해안에 부동산 투자 바람이 뜨겁다. 수도권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고속화 철도 사업이 확정되거나 완공을 앞두면서 아파트 거래가 늘고 땅값이 들썩인다. 특히 부산 해운대, 인천 송도에서처럼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가 인기다.

가장 뜨거운 곳은 속초다. 최근 서희건설이 속초시 조양동 바닷가에 31층(232가구) 주상복합을 짓고 있는데 고층은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을 넘었다. 2년 전 현대산업개발이 청호동에 분양했던 29층(6개 동·687가구)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700만~800만 원대였다. 2년 새 분양가격이 20% 이상 오른 것이다. 김태윤(47) 꿈드림공인중개사 대표는 “이미 전망 좋은 곳엔 투자자가 몰려 아파트나 땅 모두 없어서 못 산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오는 6월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가 개통되면 부동산 가격이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했다. 왕복 4차로, 총연장 150㎞인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면 3시간가량 걸리던 서울에서 양양·속초 구간을 1시간30분 만에 갈 수 있다. 여기에 사업비 2조631억원이 투입되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 철도(93.95㎞)까지 2024년 완공되면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15분(189㎞)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속초 지역 아파트 거래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속초의 아파트 거래량은 3313건으로 2012년 1349건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강릉도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다. 강릉시 유천택지지구에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의 경우 대관령 전망이 나오는 곳은 프리미엄이 25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2018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올해 말 원주∼강릉 복선전철(120.2㎞) 개통이 예상되면서 땅값 역시 치솟고 있다.

홍성열(59) 강릉 스타부동산 대표는 “현재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은 평당 1500만~2000만원에 거래되고, 외곽 지역도 바다만 보이면 평당 500만~600만원”이라며 “투자자들이 동해안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바닷가 인근 땅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말했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저평가된 강원도 동해안 부동산이 접근성 개선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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