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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도 한은도…“경기 봄날은 아직”

중앙일보

입력

최근 주요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경기 낙관론’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간한 ‘경제 동향 4월호’에서 “민간 소비가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제조업 가동률도 정체돼 있다”며 “아직 경기 회복세는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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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반도체 부분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가 제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더 했다. 실제 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9%로 전달(74.2%)보다 3.3%포인트 낮다. 전반적인 생산 활동이 여전히 부진함을 보여준다.

KDI, "민간 소비 낮은 증가세, 제조업 가동률도 정체" #이주열 한은 총재, "향후 수출 여건 낙관 어려워"

소비도 지난 2월 3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KDI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KDI는 “소매 판매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소비 관련 서비스업 생산도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설 명절 영향을 뺀 올 1~2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분기별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5.9%, 3분기 3.5%, 4분기 2.5%로 하락 추세인데 올해 1~2월 증가율은 이에 못 미친다.

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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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대해서도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KDI는 “설비투자는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다”면서도 “최근 설비투자의 증가세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에 대해선 “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금액 기준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며 “물량 기준으로도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경기 낙관론의 주 근거가 되는 수출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48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나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 1월(11.2%)과 2월(20.2%)에 이어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지난 5일 ‘경제 동향 간담회’에서 “현재의 경기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수출도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수, 특히 위축된 소비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일자리 창출은 이제 제조업 보다는 서비스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으며, 서비스업 발전을 위해서는 진입장벽과 영업제한 등 과도한 경쟁 제한적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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