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으로 끝난 인종차별 발언 논란-화해 사실 뒤늦게 밝혀져

중앙일보

입력

부산 거주 콜롬비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인종차별 발언을 한 한국인의 사과 등을 콜롬비아 국적의 레오 멘도자(Leo Mendoza·43)가 받아들여 화해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진 때문이다.
 이와 관련, 멘도자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제경찰서장이 우리의 말을 경청해줬다”며 “한국이 우리가 희망하는 나라로 변화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경찰에 대한 (외국인 인권보호) 교육이 늘어남으로써 지역에 많은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멘도자는 지난달 30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다 차에 치일 뻔한 남자아이(5)를 발견하고 아이 엄마에게 “어린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충고하다 아이의 할아버지 A씨(60)에게서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A씨가  경찰에서도 욕설과 폭언을 멈추지 않자 멘도자는 경찰에게 “인종차별적 언행을 자제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멘도자는 결국 A씨의 사과를 받아냈고, 경찰서를 나온 뒤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글은 댓글 800여 건이 달리는 등 SNS에서 논란이 됐다.
 이에 연제경찰서장이 다시 전화를 해 “모든 한국인이 인종차별주의나 외국인 혐오를 가진 것은 아니다. 외국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경찰) 교육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한 걸 멘도자가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마무리된 것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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