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LOOK] 에르메스의 윈도, 예술이 되다.

중앙일보

입력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는 리노베이션 중인 건물도 예술의 현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리노베이션 현장에 걸린 위고 가토니의 드로잉.

보통 새 단장을 준비하는 건물들은 공사 현장을 로고 브랜드나 광고 비주얼로 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는 리노베이션 기간 동안 건물 윈도에 위고 가토니(Ugo Gattoni)의 드로잉을 걸며 공사 현장의 외벽을 아티스틱한 공간으로 바꾸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리노베이션 중인 건물의 윈도 글라스를 자유롭게 꾸미는데, 이번에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가 비슷한 작업을 진행하며 도심 속에 예술적인 쉼터를 제공한 셈이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가 오픈한 것은 벌써 10년 전. 2006년 도산공원 입구에 메종 에르메스가 오픈하면서 도산대로부터 공원까지 이르는 짧은 길은 최고의 패션·뷰티 하우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청담동 명품 거리와는 또 다른 무드로 자연과 어우러진 조용한 거리가 고급스러우면서도 기품 있어진 것은 우아한 메종 에르메스 건물에 힘입은 바가 크다.

지난해 11월 <파리지앵의 산책>전에 공개된 위고 가토니의 '지팡이 방'.

이번 작업에 참여한 위고 가토니는 섬세한 초상화와 비현실적인 오브제를 묘사하는 기술이 뛰어난 파리 출신의 아티스트로, 2011년 벽화 작업 ‘울트라 코팡’(Ultra Copains)으로 이름을 알렸다. 흑연이나 잉크를 사용하는 그의 작품은 꿈꾸는 캐릭터 혹은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해 매우 디테일하게 작업하는 것이 특징. 그는 최근 에르메스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 중인데, 그와 에르메스의 첫 인연은 일러스트 북 『자전거』(Bicycle) 출간 작업에서 시작됐다. 이후 위고 가토니는 에르메스의 2017년 S/S 남성 실크 디자인에 참여하고, 최근엔 디뮤지엄의 에르메스 <파리지앵의 산책>(Wonderland)전에서 ‘지팡이 방’(Walking Sticks)과 ‘마지막 집으로 방’(Get Home)을 공개하며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11개의 방으로 완성된 전시에서 특히 ‘지팡이 방’은 초현실적이며 위트 있는 그래픽 작업으로 언론과 관람객들에게 가장 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위고 가토니가 참여한 에르메스 2017 S/S 컬렉션 남성 실크 디자인

그가 이번에 작업한 드로잉의 주인공은 말로, 이 캐릭터는 1837년부터 말의 안장과 마구용품으로 브랜드를 시작한 에르메스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것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속 말은 페인트 통을 들고 작업을 하거나 일을 하다 해먹에서 쉬기도 하며,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가 공사 중’임을 유머러스하게 전달한다. 공사 과정에 따라 조금씩 변화될 그의 드로잉은 리노베이션이 완성될 5월 20일까지만 전시될 예정이니, 따뜻한 봄날 도산공원 나들이 겸 둘러보면 좋겠다. 도심 속 공사가 한창인 건물이 보여주는 예술의 한 장면을 놓치면 조금 아쉬울지 모르니까.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

EDITOR 김지수 (kim.jisu1@joins.com)
WRITER 조윤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