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대표팀 출사표 "북한전, 이제는 이길 때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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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윤덕여 감독이 2일 오후 중국 베이징 호텔에서 취재진과 티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윤덕여 감독이 2일 오후 중국 베이징 호텔에서 취재진과 티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제는 이길 때도 됐다."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경기에 나서기 위해 평양으로 향한다. 여자 대표팀은 북한 방문 비자 발급을 위해 2일 중국 베이징에 하루 머문 뒤 3일 오후 한국시간 4시20분쯤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4일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선전에 돌입한다.

우리 대표팀과 북한, 인도, 홍콩,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이 배정된 B조에선 1위 팀만 2018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본선 진출 자격을 얻는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로 17위인 한국보다 7계단 앞선 B조 최강 전력을 자랑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2019 프랑스 여자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하고 있어 북한과의 순위 싸움에서 밀리면 월드컵 본선 진출은 물거품이 된다.

평양으로 향하기 하루 전 윤 감독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처음 같은 조에 배정됐을 때 당혹스러웠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 감독은 "북한과 같은 조가 될 확률이 3분의 1이었는데,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면서 그날 밤은 잠을 잘 못 잤다"며 "그래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가지라고 주문했고, 선수들도 이제는 해 볼 만하다며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윤덕여 감독이 2일 오후 중국 베이징 호텔에서 취재진과 티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윤덕여 감독이 2일 오후 중국 베이징 호텔에서 취재진과 티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감독은 이번이 두 번째 평양 방문. 1990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현재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사령탑 김광민(55) 감독과 상대 선수로 맞붙기도 했다. 당시 결과는 2-1 패배. 윤 감독은 "선수 시절 북한과 맞붙어 3승 1패였다"며 "여자대표팀을 맡은 뒤 1무 3패를 남겼지만,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또 "7만 명 정도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진 김일성경기장이 모두 꽉 찰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이는 국제대회를 많이 치르지 않은 북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고, 북한 축구에 많이 적응했기에 주눅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예선은 남북 축구 대결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게 윤 감독의 생각이다. 윤 감독은 "우리 대표팀이 2차례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국내 팬들의 관심이 커졌다"며 "탈락할 경우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해 공백이 길어지기에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야 하고, 어린 선수들을 위해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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