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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원작을 읽어드립니다 4. ‘녹터널 애니멀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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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의 여운을 더 깊이 느끼고 싶다면 원작 소설을 읽어 보면 어떨까. 물론 원작이 있는 영화에 한한 이야기다. 맛보기로 최근 개봉작의 결정적 장면을 원작 소설 부분과 비교해 봤다.

‘녹터널 애니멀스’와 『토니와 수잔』 

토니는 로라의 입이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반쯤 벌어져 있고, 그녀의 뺨과 눈이 고통에 뒤틀려 있다는 걸 봤다. 그녀의 얼굴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뺨과 눈에서 고통, 얼어붙은 지성, 언어, 그간의 세월들이 보였다. (중략) 토니는 그들을 보기 위해 앞으로 뛰어나갔다. 아직도 기회가 있는 것처럼, 너무 늦지는 않은 것처럼. 발치에 있는 덩굴 식물들이 그의 발목을 움켜잡아서, 그는 앞으로 넘어져, 나뭇가지들 속으로 엎어졌다. “이 사람이 부인 맞습니까?” “그녀는 괜찮나요?” 그녀의 얼굴은 새하얗고, 눈은 움직이지 않았다. 바비 안데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토니와 수잔』(오스틴 라이트 지음, 오픈하우스) 중에서 


녹터널 애니멀스 스틸. [영화사제공]

녹터널 애니멀스 스틸. [영화사제공]

영화에선? 극 중 소설에서 토니(제이크 질렌할)가 살인마에게 살해된 아내 로라(아일라 피셔)와 딸의 시체를 확인한다.

영화 vs 원작 원작 소설에는 덤불 속에 시체가 버려져 있지만,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1월 11일 개봉, 톰 포드 감독)에서는 공터의 새빨간 소파 위에 놓여 있다. 영화에서는 이 대목의 다음 장면, 소설을 읽던 수잔(에이미 애덤스)이 문득 딸에게 전화를 건다. 남자친구와 누워 있던 딸의 나체가 로라 모녀의 시체와 흡사하게 그려지는데, 이는 원작과 다른 내용이다.

원작 특징 1993년 미국 신시내티대 영문학과 교수였던 오스틴 라이트가 72세에 쓴 소설. 액자식 구성의 스릴러로 사랑과 배신, 문명과 야만, 독자와 작가의 관계 등 여러 주제를 촘촘하게 엮었다.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 감독의 신작 '녹터널 애니멀스'.  [사진제공=UPI코리아]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 감독의 신작 '녹터널 애니멀스'. [사진제공=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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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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