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세계적 패션잡지 보그(Vogue)의 모델이 됐다. 보그 미국판은 20일(현지시간) 메이 총리가 모델인 4월호 표지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영국 총리가 보그의 표지 모델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속 메이 총리는 영국 브랜드 ‘L.K. 베넷’의 남색 코트와 드레스를 입고 있다. 각 425파운드(약 60만원), 225파운드(약 30만원)짜리다.
명품 아닌 코트·드레스 차림 #“미 범죄수사물‘NCIS’즐겨 봐”
메이 총리는 자신의 럭셔리 아이템으로 보그 평생 구독권을 꼽을 만큼 이 잡지의 애독자다. 표지 사진은 미셸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을 촬영했던 유명 사진작가 애니 리버비츠가 촬영했다. 지난해 말 영국 총리의 공식 별장에서 이뤄졌다.
표지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는 정치적 신념도 밝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최근 현안에 대해서다. 그는 “(브렉시트를 이끄는) 지금 시기에 총리직을 맡은 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진정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리로 국민의 사랑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을 그들이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지난 1월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에 몸 담지 않았던 인물이란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대선에서 놀라운 승리를 거둔 것”이라며 “백악관에서 그와 손을 잡고 복도를 거닐기도 했다. 트럼프는 실제로 신사처럼 행동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첫 여성 총리였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비교되는 점과 관련해선 “마거릿 대처는 단 한 명이다. 나는 테리사 메이이고, 내 방식(my way)으로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평소 일상도 전했다. 그는 “리모콘 주도권을 두고 남편과 다툰다. 만약 그가 오늘 밤 역사물을 본다면 난 반대할 것”이라며 “난 ‘NCIS’(미국 범죄수사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