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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다시 찾아온 설욕의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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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4강전 1국> ●커  제 9단 ○이세돌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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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1~17)= 2016 삼성화재배 준결승은 여러모로 2015년 대회와 닮은꼴이다. 먼저 4강에 오른 선수가 중국 세 명과 한국 한 명이라는 점이 같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세돌 9단이 생존했고, 대진 추첨 결과 커제 9단과 맞붙는다는 것도 같다. 달라진 건 다른 조의 선수가 스웨·탕웨이싱 9단에서 퉈자시·판윈뤄 9단으로 바뀐 것 뿐이다.

이세돌과 커제. 돌이켜보면 이 9단에게 커제 9단은 결코 좋은 추억이 아니다. 커제 9단은 2015년 몽백합배 결승을 앞두고 "내가 이길 확률이 95%"라고 이 9단을 도발했다. 이 9단은 분연히 맞섰으나 처참히 패했고, 커제 9단은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일인자로 발돋움했다. 시간이 흘러 두 대국자가 다시 바둑판을 가운데 놓고 마주 앉았다. 수많은 상념이 두 대국자를 스친다. 이 9단은 1년 전 치욕을 갚을 수 있을까.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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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바둑의 시작은 순하다. 커제가 바둑판의 오른쪽을, 이 9단이 왼쪽을 점찍었다. 우하귀는 정석으로 일단락. 아직 바둑판은 평화롭기만 하다. 둘은 날카롭게 벼린 칼날을 품 안에 숨긴 채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 흑이 좌하귀에 걸치자 백이 날일자로 순순히 받아준다. 여기서는 ‘참고도’처럼 백이 두 칸 낮은 협공도 가능하다. 우하귀에 미리 쌓아놓은 백 세력을 활용해 조화로운 포석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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