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온으로 인해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 패럴림픽 일부 종목이 원활하게 치러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 9~25일에, 동계 패럴림픽은 3월 9~18일에 개최된다.
동계 패럴림픽이 열리는 3월 중순의 이 같은 기온은 1981~2010년 30년 동안의 평균값으로 나타내는 평년값(영하 0.2도)보다 1.5도가 상승한 것이다.
영하를 보이던 일평균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섰다는 것은 낮에는 영상의 기온이 유지된다는 의미다.
특히 일 최고기온도 영상 4.8도에서 6.5도로 1.7도나 상승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대관령의 낮 최고기온은 11.6도까지 올라갔고, 다음날인 12일에도 9.4도를 기록했다.
18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10.9도를 보이는 등 이번 달 11~18일 대관령의 일 최고기온 평균은 7.5도였다.
기상청의 공식 관측지점인 대관령 관측지점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의 해발 773 m에 있으며, 동계올림픽 경기장들도 이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패럴림픽뿐만 아니라 2월에 치러지는 동계올림픽도 정도 차이는 있지만 기온 상승의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10년 간(2008~2017년) 대관령 관측지점 2월 한 달의 일 최고기온 평균값은 영상 0.8도로 나타났다.
이를 평년값(1981~2010년 30년 평균)인 영하 0.4도와 비교하면 1.2도나 높았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월에도 한낮에는 영상의 기온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개최 지역에서 지난 10년 간의 겨울 동안 적어도 9년은 올림픽 개최시기에 기온이 영하를 유지하고, 눈 깊이도 3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평창의 경우 개최지로 선정될 당시에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했지만, 그 사이 기온이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대회 기간과 같은 시기 대관령 기온, 최근 10년 간 급격히 상승 #3월 중순 패럴림픽 땐 영상의 포근한 날씨로 눈 녹아내릴 수도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 땐 16도까지 올라가 '더위'로 몸살
온난화가 겨울스포츠 위협, 과거 개최지 올림픽 다시 못 열어
지난 2014년 2월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러시아 소치도 '더위'에 시달렸다. 기온이 영상 16도까지 올라가면서 눈이 녹아 스키 선수들이 애를 먹기도 했다.
지난 2014년 2월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대너얼 스콧 교수와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등이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계속될 경우 과거 동계올림픽이 개최됐던 지역 중 일부에서는 다시는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러시아 소치(2014년)와 프랑스의 샤모니(1924년)와 그르노블(1968년), 독일 가르미슈-파르텐기르헨(1936년) 등 네 곳은 개최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또 온실가스 배출이 더욱 늘어난다면 2080년 무렵에는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16곳 가운데 6곳만이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