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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학(學)자에 子만 있으니까…'女' 추가한 대학 과잠 '논란'

중앙일보

입력

[사진 페이스북 캡처]

[사진 페이스북 캡처]

경기도에 위치한 한 대학교의 과잠(학과별 점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해당 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A학과에서 제작 중인 과잠 뒷면에 새겨질 캘리그라피를 공개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사진 페이스북 캡처]

글쓴이는 "잘 보면 배울 학(學)자 중에 아래에 있던 기존의 아들 자(子) 옆에 계집 녀(女)자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그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며 "일부가 가진 소신을 전체의 동의 없이 왜 A학과 단체 잠바에 투영하려고 하냐"며 "같은 과 학우들로부터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긴 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그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자 하는 제작자의 의도를 잘 알고 있으나 잠바의 제작 과정에서는 '학생회'라는 지위를 이용해 강요하는 것으로밖에 생각이 안 된다"며 "진정으로 신념이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길 바란다면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는 자세부터 취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해명 글 일부 [사진 페이스북 캡처]

해명 글 일부 [사진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18일 A학과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글쓴이가 제기한 문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가 해명한 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그는 "(과잠 제작 과정은) 공식적인 과정을 거쳤다"며 "과잠바 디자인 변경 찬반 투표를 받아 진행했다"고 과정상 절차에서 강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學)'자 변형과 관련해 오·탈자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디자인 제작 학우는 제작 의도와 관련해 피드백 글을 올렸고 교수들에게 자문했으며 비대위 회원들과도 지속해서 회의했다"고 해명했다.

이 학생은 "'학생회'라는 지위로 (과잠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유언비어는 젠더 문제와 함께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졌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학(學)'자에 '녀(女)'자를 추가한 것이 여성 혐오인 것이냐는 물음과 관련, 원래 제작 의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A학과 과잠에 새겨진 학(學)자에 아들 자(子)자만 부수로 들어가서 이것이 여성 혐오라 주장하며 새로운 한자를 창조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작자의 의도를 대신 전했다. 이 학생은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전환이 아니라 그냥 둘 모두 학문 앞에서 더 이상 차별이 아닌 평등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며 "젠더문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와전되고 있는데 여성 혐오나 남성 혐오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없고 논리없는 비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A학과 과잠에 새겨진 '학(學)'자 교체 상황은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네티즌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성 평등에 너무 집착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대나무숲에 올라온 불만 글 전문.
올린 이미지는 이번에 A학과에서 제작 중인 과잠의 뒷면에 새겨질 캘리그라피라고 합니다. 잘 보시면 배울 학(學) 자 중에서 아래에 있던 기존의 子가 子에 女가 붙어있는 모양으로 바뀐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느낀 제 생각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일부가 가진 소신을 전체의 동의없이 왜 'A학과' 단체 잠바에 투영하려고 하시는건가요? 학생회는 제작 중에 같은 과 학우들로부터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긴 하셨나요? 아니, 받을 시도는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지금 제가 올린 글을 두고 혹시나 반여성적 사고를 가진 사람의 글로 생각하신다면 유감입니다. 저는 사진에서와 같이 子와 女를 합하는 시도가 사소한 것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자 하는 제작자의 의도를 잘 압니다. 또한 저 역시도 이런 의도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일련의 잠바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그저 본인들의 신념을 본인들의 방식대로, 그것도 학생회라는 지위를 이용해 강요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과잠을 기획한 여러분들의 신념이 다른 이들로부터 존중받고 다른 이들에게 전파되길 바란다면, 지금 본인들이 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다시 돌아보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는 자세부터 취하길 바랍니다.

A학과 전 비대위장 해명 글 전문.
안녕하세요. A학과 전 비대위원장입니다.
3월 16일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 중 일부 유언비어에 대한 내용을 해명하고자 합니다.
(1) 교묘하게, 사람들 모르게 잘못된 과정으로 일처리를 진행했다 -> 공식적인 과정을 거쳤습니다.
1. 2월 28일 개강총회에서 과잠바 디자인 변경 찬반 투표 진행, 변경으로 확정. 학회소개 후 과 잠바 디자인 시안에 대해 투표 진행. 후보군을 추천 받고, 다수결로 거수 투표를 진행. 항목은 과 잠바 색, 팔 유광/무광, 글씨 한자/한문, 글씨 테두리의 유무, 글씨 색 등의 항목을 거수 투표로 진행하였음. 개강총회에는 비상대책위원회 재학생 일원, 17학번 신입생, 16학번 재학생 일부가 참여하였음.
2. 몸통 검정, 팔 검정 유광, 글씨 색 흰색, 팔에 비룡 인하 로고, 학번, 등판 글자 XX대학교 A학과 한자 글자로 디자인이 확정 되었고 3월 8일 시안을 업체에서 받았음.
3. 16학번 기 잠바의 디자인 또한 몸통/팔 검은색, 흰색 글자, 한자였음. 디자인을 철회해달라는 문제 제기를 3월 5일 저녁, 사전 공지 없이 기 잠바를 맞춘 16학번 일부 학우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전 비대위원장을 초대함.
4. 단체 채팅방에 한명을 초대한 후, 다수의 의견을 개진한 일은 사전 합의가 되지 않았으며, 기잠바를 맞춘 일부 16학번 학우 중 디자인 철회를 원한 학우들은 공적인 자리임을 명시하며 대화가 진행됨. 디자인 철회에 대한 일부 16학번 학우들의 주장은, 16학번 학우들만의 기 잠바 디자인의 고유성을 지키고자 함이었음.
5. 이에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 일동은 디자인 변경 공지와 일부 16학번 학우들의 문제 제기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 A과 페이스북 그룹에서 이에 대한 논의를 나눈 후, 디자인 변경을 도와주고자 하는 15학번 한 학우의 도움을 받아 디자인 변경을 진행함.
6. 변경한 디자인은 17학번(현 1학년) 학우들을 대상으로 재투표를 진행함. 당시 과 잠바의 신청 마감기한은 지난 후였으며, 과 잠바 신청 인원은17학번 학우들 23명이었음.
7. 투표 결과 과 잠바 디자인은 몸통/팔 검은색, 한자, 캘리그라피로 결정되었음. 이후 3월 12일 과 잠바 추가 재 신청 공지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림.
8. 재 신청 공지의 댓글로 ‘學’자의 변형과 관련하여 오탈자가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음. 디자인 제작 학우는 본인의 제작 의도와 관련하여 피드백 글을 올림. 그러한 논의 이후의 문제 제기는 없었으나, 교수님들께 자문을 구하였으며 비대위 일원과도 지속적으로 회의를 하였음.
대나무숲 글의 일부분이 “저는 사진에서와 같이 子와 女를 합하는 시도가 사소한 것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자 하는 제작자의 의도를 잘 압니다. 또한 저 역시도 이런 의도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일련의 잠바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그저 본인들의 신념을 본인들의 방식대로, 그것도 학생회라는 지위를 이용해 강요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였습니다. 위의 상황을 보면 비대위는 '본인들의 신념을 본인들의 방식대로 진행'한 적은 없습니다. 학생회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강요한 적도 없습니다. 이러한 유언비어는 젠더 문제와 함께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졌고, 여타 익명 게시판과 광장으로 글이 옮겨갔습니다.
(2) 학자에 아들자만 부수로 들어가서 여성혐오로 주장하여 새로운 한자를 창조했다는 유언비어
---> 디자이너 친구의 의도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전환이 아니라 그냥 둘 모두 학문 앞에서 더 이상 차별이 아닌 평등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였으며, 비대위는 원하는 사람들에게 과잠 신청을 받고 구매를 진행했었습니다. 과잠 신청관련 과정은 위와 같습니다.
또한, 한자를 변형하려 한자 재창조 하는 것이 아닌, 배울 학의 '자'의 본 의미를 몰랐던 것도, 시작이 '아이','선생'의 뜻을 몰랐던 것이 아닌 "디자인"의 일환으로 했던 것 입니다.
젠더문제로 커뮤니티에 와전되고 있는데, 여성 혐오나 남성 혐오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없고 논리없는 비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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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잠바 관련 의견 수렴에 있어서, 비대위와 비대위원장이 지위를 이용해서 강요하였다는 익명의 제보로 문제가 시작되었는데요. 정리해서 말씀 드린바와 같이 그런 적이 없습니다.
익명이 아니면 어떻게 이야기를 할 수 있냐고 하지만 현재 상황은 정당하게 잘못을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비방만이 존재합니다. 반대로 단체 채팅방에 한명을 초대한 후, 다수의 의견을 개진했던 것과 현재 익명의 프레임을 쓰고 특정인을 지칭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훼손을 하고 있습니다. (익명의 댓글들이 저희 과 학우인지 아닌지의 문제가 아닌, 잘못된 사실로 댓글에서 비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문제입니다)
비상대책위원장, 학생회장 후보자라고 해서 비방이 자유로운 것은 역차별이며 비난과 비방은 다릅니다. 잘못한 점을 비난하는 것이 아닌 허위사실유포와 비방을 이제는 묵인할 수는 없습니다.
계속해서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대나무숲과 여타 커뮤니티에서의 잘못된 댓글이 '디자인의 의도를 왜곡'하고 학과 전체의 비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은 없기를 바랍니다.
이미 수 많은 커뮤니티와 게시판에서 A학과 비대위원장, 비대위원들, 디자이너에 대한 입에 담기 힘든 비방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허위사실과 비방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눴음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비방전과 선거 방해 등으로 다음주 선거가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현 시각 이후로 비대위 해체와 후보자를 사퇴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연락을 취한 상태입니다.
( 선거관리위원회에게 연락한 상태이며 정식 서류 제출은 후에 하기로 하였습니다. )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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