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소식에도 원화 환율 '뚝'

미주중앙

입력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전 거래일(1143.6원)보다 11.6원 내린 1132.0원에 마감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전 거래일(1143.6원)보다 11.6원 내린 1132.0원에 마감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16일 하루만 11.6원 하락
'금리 점진적 인상' 영향
1100원대 이하는 안갈듯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1.6원 하락하면서 113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가 오르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오히려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은 시장이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즉,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가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발언에 시장이 안도한 것이다.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 위원들은 향후 금리 인상을 전망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추가로 2차례, 내년에 3차례, 2019년에 3차례 각각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은 것으로 올해 4차례의 인상을 점쳤던 시장의 우려를 완화시킨 것이다. 연준은 당초 전망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 3월 들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연준의 발표로 외환시장에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

원/달러 환율만 하락한 것은 아니다. 주요 6개국 화폐와의 가치를 비교한 달러인덱스는 이날 1.1% 이상 하락했다. 특히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 발표와 옐런 의장의 발언 이후에 급락했다. 일본의 엔과 비교한 달러 가치는 0.8% 하락했고, 유로와의 비교에서는 0.7% 떨어졌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아래로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올해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전망되기 때문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차익실현 매물도 나왔지만 1130원에 이르면서 매수세가 매도세를 능가했다"며 "1130원에 대한 저항선이 생각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를 전망하는 주장도 있다. 당분간 달러화의 약세가 예상되지만 2분기 이후 미국의 실물경제가 획복되면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외환전문가들은 내달 재무부가 발표할 예정인 환율보고서 내용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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