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에 부상병동 다저스...류현진 선발진 합류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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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부상을 떨친 류현진(30)이 LA 다저스선발투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류현진이 스프링캠프에서 역투하는 모습. [글렌데일 AP=뉴시스]

류현진이 스프링캠프에서 역투하는 모습. [글렌데일 AP=뉴시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3피안타·1실점했다. 볼넷도 1개 내줬지만 삼진을 4개나 잡아냈다.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 첫 등판이던 지난 1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최고 시속 146㎞의 빠른 공을 던지며 2이닝을 1피안타·무실점으로 막았다. 나흘 쉬고 나선 컵스전에서도 시속 140㎞ 중반대의 직구와 시속 130㎞ 가까운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호투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4월 4일) 개막전 명단에 들어갈 준비가 된 것 같아 기쁘다. 류현진 때문에 (선발진 구성을) 결정하기 어려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의 말에서 두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우선 다저스 선발진 5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과 류현진의 컨디션 회복 속도에 매우 만족한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과 함께 클레이턴 커쇼, 잭 그레인키(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이어 3선발로 활약했고, 2014년까지 2년간 28승16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왼쪽 어깨 수술을 한 뒤 지난해 1경기(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6실점) 등판에 그쳤다. 로버츠 감독은 얼마 전까지도 류현진에게 재활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선발진에서 제외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류현진의 호투와 다른 투수들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그런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커쇼와 리치 힐, 마에다 겐타는 시범경기 성적과 상관 없이 1~3선발을 맡을 예정이며, 4~5선발을 놓고 류현진 등 5명 정도가 경쟁 중이다. 현재 다저스 선발진 경쟁 구도는 복잡한데, 커쇼와 힐, 그리고 나머지 선발진 후보 5명 중 4명이 좌투수다. 감독은 선발투수의 좌우완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4선발에 오른손 투수 브랜던 매카시가 들어간다면 류현진 등 왼손투수 4명이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문제는 매카시도 2015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터라 좋은 컨디션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승을 올린 좌투수 스콧 카즈미어는 허리 부상에 이어 최근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류현진이 남은 2~3차례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이어간다면 5선발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컵스 전 후 류현진은 "몸 상태가 좋다. 팔에 힘이 잘 들어간다"며 "무엇보다 투구 수(52개 중 스트라이크 32개)를 늘렸다. 정규시즌에서 5~6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지금 상태로는 (개막전 로스터 진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현지 TV 중계진은 "건강한 류현진은 월드클래스 투수다. 제구와 릴리스가 좋았다"고 호평했다.

한편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다가 팀에 복귀한 뒤 첫 등판이었는데, 4회 초에 나와 1이닝을 1피안타(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미네소타 박병호는 출전하지 않아 오승환을 상대하지 못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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