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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 준비부터 정착까지 도와드려요” 귀농인들 몰려들어 인구 증가한 청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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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충남 청양군 청남면으로 귀농한 곽성웅·간미숙씨 부부가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다. 청양군에는 지난해 귀농·귀촌 목적으로 1702명이 정착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청양군 청남면으로 귀농한 곽성웅·간미숙씨 부부가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다. 청양군에는 지난해 귀농·귀촌 목적으로 1702명이 정착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기도 성남시에서 자영업을 하던 유갑조(64)씨는 지난해 2월 부인과 함께 충남 청양으로 귀농했다. 부인 건강이 좋지 않아 공기 맑은 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유씨는 청양군이 마련해준 귀농인의 집에서 농업 기술을 배웠다. 기술을 배우며 논과 밭(총 2000여㎡)을 임차해 고추·배추 농사도 지었다. 6세대 규모 귀농인의 집은 청양군이 10억원을 들여 정산면 서정리에 2015년 건립했다. 귀농 희망자가 매월 15만원씩 내고 1년간 머물며 귀농을 준비한다. 유씨는 “귀농인의 집에서 다른 예비 귀농인, 주민과 어울리며 농촌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702명 … 6년 새 29배 ↑ #예비 귀농, 귀농인의 집 운영하고 #공무원 전담팀 꾸려 1대1로 관리 #임대주택, 청년농군학교 등도 추진

인구 3만명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충남 청양군이 귀농 정책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16일 청양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귀농·귀촌 목적으로 청양군에 정착한 인구는 1702명으로, 규모가 충남 15개 시·군에서 상위권이다. 청양군의 귀농·귀촌 인구는 2010년 59명에서 2011년 147명, 2012년 191명, 2013년 356명, 2014년 433명, 2015년 1123명으로 크게 늘었다.

덕분에 청양군 인구는 2010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3만332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947명(전출자 1479명)이 전출하거나 사망했지만, 귀농·귀촌 인구를 포함해 2205명이 새로 거주하게 되면서 268명이 늘었다. 청양군 인구는 7년째 증가세다.

청양군은 인구 늘리기를 위해 귀농·귀촌을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석화 군수는 “청양은 수도권과 가깝고 ‘충남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청정한 자연환경이 장점”이라며 “귀농인 정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청양군은 정산면 이외에 남양면에도 귀농인의 집(1세대)을 운영하고 있다. 귀농인의 집에는 텃밭과 각종 농기구가 있어 갖춰 영농실습을 할 수 있다. 또 군 농업기술센터가 연중 프로그램을 만들어 영농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군은 귀농 정착을 위해 빈집 수리비 500만원을 지원한다.

군청에는 귀농·귀촌 전담팀이 있다. 직원 4명이 귀농 희망자를 1대1로 관리한다. 빈집 알선 등 주거 문제 상담은 물론 귀농희망자를 농민에 소개해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게 돕는다. 청양군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팀 심현철 사무장은 “귀농인이 정착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공무원이 일일이 챙기는 게 청양군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3년전 청양군으로 귀농해 남편과 토마토 농장을 운영하는 간미숙(52)씨는 “청양군은 이웃 귀농인과 주민들간 모임이 활성화해 귀농인 정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양군은 올해 귀농·귀촌 5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청양읍 장승리에 귀농인을 위한 임대주택 30가구를 짓기로 했다. 또 가나안농군학교처럼 청년 귀농사관학교를 건립하고, 청양지역 빈집을 모두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귀농인이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게 빈집을 리모델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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