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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는 도시락, 노무현은 특곰탕...박근혜 조사 중 식사메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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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청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조사 중 박 전 대통령이 먹게 될 식사 메뉴가 무엇이 될지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강제 소환 대상자는 수사기관이 식사를 제공하지만, 임의 소환 대상자는 식사 방법을 직접 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11월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집에서 싸온 일식 도시락과 죽으로 점심, 저녁 식사를 했다. 2009년 4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출발해 대검찰청으로 출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점심식사는 올라오는 길에 김밥으로 해결했다. 대검 조사실에서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노 전 대통령은 서울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시킨 특곰탕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검찰 관계자들이 미리 몇 군데 식당에서 맛을 본 뒤 고른 메뉴였다고 한다.

검찰과 특검의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의자들이 조사 중 먹은 음식도 관심 거리가 됐다. 시작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최순실씨가 저녁으로 곰탕을 먹었다고 알려지면서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저녁 브리핑을 하며 “최씨가 저녁 식사로 주문한 곰탕을 거의 다 비웠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선 “곰탕을 다 비웠다”는 메시지 조차도 ‘비선 실세’ 간의 암호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에서 결정적인 증거와 진술로 ‘특검 도우미’라는 별칭을 얻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조사 중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은 일이 화제가 됐다. 붙임성이 좋다고 소문난 장씨는 조사실에서 ‘하겐X즈’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은 뒤 “반절을 내일 먹겠다”고 냉장고에 넣어뒀다고 한다.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갔던 한 검사는 “많은 피의자가 구속된 뒤 조사실에서 구치소 밖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며 “한 고위 공무원은 햄버거 세트 하나를 감격하며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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