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李 없으면 잇몸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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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은 입추(立秋)였다. 밤에도 매미 소리가 여전하지만 새벽녘에는 찬바람이 분다. 뜨겁던 여름도 이제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프로야구 4위 싸움은 8일 본격적인 여름 더위를 시작했다. 하루가 지나면 주인공이 바뀐다. 8일에는 LG가 4위, 기아가 5위였으나 9일 자리를 바꾸더니 10일 다시 뒤집혀 제자리를 찾아갔다. 11일 하루 휴전을 한 두 팀이 12일 다시 4위 싸움을 뜨겁게 시작했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며 기아가 다시 LG를 5위로 밀어내고 4위에 복귀했다.

기아는 광주 홈에서 롯데를 10-4로 크게 눌렀으나 LG는 잠실에서 현대에 1-4로 졌다. 두 팀은 승수에서 48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LG가 45패로 기아(40패)보다 패수가 많아 순위에서 뒤처졌다.

기아는 최약체 롯데에 무려 15연승을 거두며 수월한 경기를 펼쳤다. 1회초 롯데 이시온에게 3점 홈런을 맞고 잠시 휘청거렸으나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그동안 쌓인 자신감이 무기였다. 기아는 0-3으로 뒤진 2회말 9명의 타자가 나서 4안타.2사사구를 묶어 단숨에 4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기아 이종범은 6-3으로 앞선 4회말 솔로홈런을 때려 개인 통산 1백50홈런을 기록했다.

LG는 1회초 현대 박종호에게 2점 홈런을 내준 뒤 계속 끌려가며 이렇다할 반격을 하지 못했다. 0-3으로 뒤진 5회말 1사 1, 2루에서 안상준의 적시타로 한점을 만회했으나 계속된 2사 만루 찬스 등 몇차례 득점 기회를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삼성은 홈런타자 이승엽이 2경기 출장정지로 나오지 못했으나 2회 고지행의 만루홈런, 7회 브리또.강동우의 랑데부 홈런이 터지며 대구 한화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문학에서 2회 김동주가 솔로홈런으로 결승점을 뽑는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SK를 꺾었다. 두산은 1-0으로 앞선 4회초 선두 심재학이 우월 2루타로 출루한 뒤 계속된 1사 2루에서 홍원기의 적시타로 쐐기점을 뽑았다. 두산 선발 이경필은 5이닝 동안 5안타.2볼넷.무실점으로 막아 SK전에서 통산 6경기만에 첫승을 따냈다.

김종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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